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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서 생그래_ 5학년 아이들

올해도 어김없이, 생그래

by 예농

아주 오랜만에 5학년 담임이 되었다. 20년 만이다.

올해도 생그래책을 만들었다.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을 넣고, 미리캔버스로 편집을 해 앞표지를 만들었다. 6학년 생그래에서 백석 시와 메리 올리버 시 몇 편을 뺐다. 빈 공간에 새로 알게 된 몇 편의 시들을 넣었다.


아이들은 첫 생그래 시로 이원수 시인의 <씨감자>를 제일 많이 골랐다. 아이들에게 경험은 중요했다. 며칠 전 학교텃밭에 씨감자를 직접 심었다. 심기 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백창우 <씨감자 > 노래는 인기만점이었다. 첫 미술 수업에서는 세밀화 그리기를 했다. 가끔 반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감자를 아이들은 온몸으로 받아들였으리라.


올해 우리 반에 유독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다.

나의 생그래 수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감자는 아픈 몸

흙을 덮고 자네

오다가 돌아보면

훤한 밭골에

달빛이 내려와서

입 맞춰주고 있네

- 이원수, <씨감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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