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전자 문서 공람에서 '2021 교실수업개선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운영 계획' 공문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도전할까? 하지 말까? 생각이 수십 번 바뀌었다. 작년 '6학년 사회교과 지리 영역 에듀테크 활용 수업연구' 이후 두 번째다.
작년에도 계획서를 내기까지 숱한 고민을 했다. 이런 연구대회 나가면, 주위에서 나를 승진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 오해하진 않을까? 출품할 때 교장 선생님의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데, 미운털 박힌 나를 어찌 생각할까? 떨어지면 쪽팔릴 텐데. 수많은 생각의 갈래들이 계획서 마감일 전날 강쌤과 상담 후 단번에 정리되었다.
"우리 학교 어떤 누구도, 선생님이 그런 대회 나간다고 이상하게 볼 사람 단 한 명도 없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또 어때? 선생님만 아니면 되는 거지."
그렇게 약 6개월 동안 수업 연구를 하고, 보고서를 쓰고... 또 짬짬이 여기 브런치에 '씩씩이샘의 ZOOM 수업을 기록하다' 매거진에 글을 쓰며 보냈다. '3등급은 받겠지.' 하며 시작한 나의 연구 의지는 보고서를 출품할 때는 '3등급이라도 받았으면, '으로 바뀌었고, 결과는 낙방이었다. 다시는 이런 짓 안하리라 다짐했다. 쪽팔렸다. 왜 결과까지 온 학교 선생님들 다 보는 공문으로 알려주는 거냐고! 교육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알려주면 될 것을.
그런데 이랬던 내가 가슴이 또 뛰는거다. '2021 교실수업개선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 운영 계획' 공문. 체스 스탠다드 대회 나갈 때마다 상대에게 매번 패해도, 체스판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던 것처럼. 어떤 연구 주제로 할지 단번에 윤곽이 잡혔다. 작년처럼 여러 고민들이 밀려왔다. 올해도 나간다면, 내가 정말 승진에 뜻을 두고 매진하는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올해 순환부장제로 1학년 학년부장과 안전교육부장까지 겸임하게 되었는데, 수업 연구까지 해낼 수 있을까? 게다가 두 번째 떨어지면 더 쪽팔릴 텐데.
이번에도 강쌤을 찾아갔다. 내 생각을 말하니, 강쌤,
"얘들은 누가 키워?"
"얘들 너무 방치하는 거 아니야?"
의외의 대답이다. 헉. 고민이 더 깊어졌다.
...
며칠을 고민했다.
...
얘들은 아직까진 파란하늘 공동육아 방과후가 키워준다. 남편 튼튼이도 키워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내가 올해 수업 연구까지 하지 않는다면, 부장 일하느라 꿀렁이들과 수업은 뒷전이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수업연구라도 해야, 정말 수업을 연. 구. 하. 게. 되지 않을까? 나는 정말이지, 수업을 잘하는 교사이고 싶다.
일요일 이른 아침, 집 앞 커피 가게로 가 노트북을 켜고 계획서의 개요를 짰다.
연구 주제, 국어과 교과 역량을 기르기 위한「동(曈) 동(同) 동(動) 프로젝트」 하나, 깨치다 동(曈)! 윤동주 동시로 자음, 모음부터 문장 쓰기까지 한글 가르치기 둘, 셋,
그리고 비. 장. 한. 각오로 연구의 필요성을 써내려갔다. 지금 봐도 정말.
1. 연구의 필요성 연구자는 성장기 때 시와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가정의 교육 환경과 휴직 시절 윤동주 평전과 시집으로 서로 삶을 나누던 소모임 활동으로 시의 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 현장에 나와 시 교육에 중점을 둔 지 4년째다. 1, 6학년을 번갈아 맡아 국어, 창체 수업 때 시 교육을 하며, 알게 된 것은 윤동주 동시(윤동주 동시 외 한국 명시도 포함)는 학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학교 교육 현장에서 두루두루 쓰일 수 있는 훌륭한 교육 소재라는 점이었다. 작년 2020년 1월에 국립한글박물관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지킴이 주시경>, <한글 가꿈이 윤동주>, <한글 나눔이 박두성>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했다가 코로나19로 전면 취소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를 통해 윤동주 시인에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글 가꿈이’이라는 수식어 하나가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윤동주 동시를 활용하여 한글 해득 교육뿐만 아니라 국어 교과의 여러 역량들을 기를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연구자는 윤동주 동시를 활용한 시 교육을 했던 지난 4년 동안 학생들에게 심미적 감수성, 창의인성, 문화 향유 능력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면 본 연구를 통해 전반적인 국어과 교과의 역량을 기르는 것으로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체계적인 한글 해득 교육과 국어과 교과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국어교육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적용하여 교육 현장에 새로운 국어 수업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래서 청년 시인 윤동주가 그의 삶과 한글 시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뜻에 연구자도 동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