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화요일
튤립 구근은 양파 크기와 마늘 크기의 중간쯤 크기다. 구근을 감싸고 있는 껍질은 양파 껍질과 똑같이 생겼다. 하얗고 볼록하게 튀어나온 속살이 갓난아기가 엄마 젖을 먹고 두둑해진 뱃살 같다. 구근 아래쪽에 연 노랗게 굵은 뿌리줄기 하나가 뻗어있다. 위쪽에는 새 부리 모양의 줄기가 나고 있다. 이 부분이 자라서 튤립 줄기가 되겠지. 만져보니 매끈매끈하다. 유약을 바른 것처럼.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머리가 맑아졌다. 생명의 힘, 몰입의 힘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