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이야기다.
현업 브랜드 컨설턴트들이 모여 운영하는 매거진 '브랜드 컨설턴트의 생각'
1984년 1월 슈퍼볼 중간광고, 애플은 세상을 뒤흔든 광고를 선보였어요.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영감을 받은 이 광고에서는 한 여성 운동선수가 거대한 스크린 속 독재자의 이미지를 파괴하는데요.
단 한 번의 방영으로, 애플은 자신들을 단순한 컴퓨터 회사가 아닌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반체제 혁명가로 자리매김했죠.
https://www.youtube.com/watch?v=VtvjbmoDx-I
이 광고는 제품 특징이나 기술적 사양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브랜드의 신화를 완벽하게 구축했어요. 오늘날까지 애플은 이 반골적 정신의 신화를 유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이것이 바로 브랜드 신화의 힘이에요. 브랜드가 단순한 로고나 제품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이야기가 될 때, 가격 경쟁을 넘어서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죠.
신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우리의 존재나 세계의 작동 방식, 그리고 따라야 할 가치와 원칙을 담고 있는 강력한 이야기죠.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신화는 삶의 비밀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영원한 탐구를 반영한다"고 말했어요. 신화는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기 쉬운 서사로 변환시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단순히 오락거리를 넘어서 우리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인생에서 마주하는 도전과 기회를 해석하는 역할을 해요.
신화는 우리에게 소속감을 제공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조하죠.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 "신화는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예요. 간단히 말하면 신화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복잡한 세계에서 방향을 찾으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대 사회에서도 신화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신화는 더욱 중요해졌고,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내러티브는 간단히 말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에요. 스토리텔링 전문가인 로버트 맥키는 내러티브를 인과관계로 연결된 사건들의 연속으로, 시작, 중간, 끝을 가지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헸는데요.
내러티브는 주인공, 갈등, 배경, 플롯, 주제 등의 요소로 구성돼요.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매력적인 이야기가 탄생해요.
신화와 내러티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모든 내러티브가 신화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로버트 맥키는 "위대한 이야기는 표면적 내러티브 너머의 보편적 진실을 담고 있다"고 설명해요. 신화적 내러티브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을 넘어, 인간 경험의 본질적 측면을 포착해요. 욕망이나 두려움, 희망 같은 것들을요.
효과적인 내러티브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해요: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
의미 있는 갈등과 장애물
명확한 진행 구조(시작, 중간, 끝)
감정적 연결을 만드는 진실된 순간들
보편적 주제나 교훈
이런 요소들을 잘 조합한 강력한 내러티브는 우리를 수동적인 관찰자에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바꾸죠. 이건 브랜딩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요.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깊은 정서적 연결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날의 포화된 시장에서 브랜드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 신화적 차원으로 도약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더글러스 홀트 교수는 "위대한 브랜드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며, 이는 그들이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는 신화를 창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신화적 브랜드는 제품의 기능적 혜택을 넘어 소비자의 정체성, 열망, 그리고 가치관과 연결됩니다. 이러한 브랜드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을 더 큰 이야기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어요.
신화적 차원의 브랜드는 경쟁 제품들 사이에서 명확히 구분되며, 가격 경쟁의 함정을 피하고, 장기적인 충성도와 옹호자를 확보할 수 있어요.
시장에는 두 종류의 브랜드가 존재해요: 잊혀진 브랜드와 신화가 된 브랜드예요. 비즈니스 사상가 짐 콜린스는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은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더 큰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잊혀진 브랜드는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고, 시장의 소음 속에 묻혀버려요. 반면, 신화가 된 브랜드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와 열망에 호소하며, 문화적 맥락에서 상징적인 존재가 돼요.
2008년 경제 위기 속에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단순한 숙박 플랫폼을 넘어 전 세계 여행 문화를 재정의했습니다. "Belong Anywhere(어디서나 소속감을 느끼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통해 단순한 숙박 서비스가 아닌, 소속감에 대한 보편적 인간 욕구를 충족시키는 신화적 내러티브를 구축했어요.
2014년 도입된 '벨로(Bélo)' 로고는 사람, 장소, 사랑이 결합된 형태로 소속감을 시각화했으며, "Live There" 캠페인은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 경험을 약속했죠.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도 "가까운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이라는 새로운 신화를 구축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습니다.
1.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
에어비앤비는 '여행자'와 '호스트' 모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요. 에어비앤비 공식 유튜브에는 여행객과 호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있는데요. 실제 호스트와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가는지 보여줍니다. 누구나 여행자이자 호스트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브랜드에 강력한 보편성을 부여하죠.
2. 의미 있는 갈등과 장애물
에어비앤비는 브랜드 내러티브에서 현대 여행의 문제점과 삶의 단절감이라는 갈등을 제시합니다. "호텔에서는 도시를 방문할 뿐, 진정으로 그곳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없다"는 갈등을 보여주며, 표준화된 관광 경험이 아닌 진정성 있는 현지 경험에 대한 열망을 자극해요.
3. 명확한 진행 구조
"낯선 도시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여행자"(시작)에서 "현지인의 집에 머물며 소속감을 발견"(중간)하고, "이방인에서 현지인으로, 글로벌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결말) 여정을 보여줍니다.
4. 감정적 연결을 만드는 진실된 순간들
"Live There"과 같은 캠페인은 여행지에서 관광에 그치는 것이 아닌 더 깊은 유대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어요. 여행지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은 강력한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내요.
https://www.youtube.com/watch?v=ddRBr2It00k
5. 보편적 주제와 교훈
"소속감", "연결", "다양성", "공동체"라는 보편적 주제와 "낯선 이들 사이에도 신뢰와 연결이 가능하다"는 교훈은 문화와 국경을 초월한 호소력을 갖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사례는 효과적인 내러티브가 어떻게 브랜드를 단순한 서비스에서 문화적 아이콘으로 격상시킬 수 있는지 보여줘요. 에어비앤비는 기능적 측면보다 인간의 보편적 욕구와 가치에 호소하는 이야기를 통해 깊은 정서적 연결을 구축했으며, 이것이 바로 잊혀지는 브랜드와 신화가 되는 브랜드의 결정적 차이예요.
브랜드를 신화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명확한 원칙을 따르면 가능해요. 브랜딩 전문가 마티 뉴마이어는 "위대한 브랜드는 차별화된 이야기, 일관된 경험, 그리고 진정성 있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어요.
먼저, 브랜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보편적 진실과 가치를 파악해야 해요. 이 이야기는 우리의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와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을 명확히 표현해야 해요.
둘째, 모든 접점에서 일관되고 매력적인 브랜드 경험을 창출해야 해요. 존재 이유를 실현하기 위한 모습을 일관되고 보여야 진정성을 전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현재의 문화적 맥락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해요. 지금 추구하는 가치가 일시적인 유행은 아닌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와 맞닿아 있는지 파악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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