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동이 뜸하다. 모든 걸 멈췄다. 괜스레 추워진 날씨 탓을 해본다. 날씨가 너무 추워져 침대 밖은 위험하다며 이불을 감싸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있다.
여느 날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유튜브 아이콘을 누르고 보다 만 시트콤을 이어 보기 위해 숫자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또 나는 침대에 누워 영상을 보는데 하루를 허비한다.
아이들이 옆에서 아주 귀찮게 하지 않는 한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면 조용하다. 아니 아이들은 엄마와의 연결을 위해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방해공작을 편다.
아무렴.. 큰아이가 억울한 듯 볼멘소리를 한다. "맨날 나중에 하래..."ㅋㅋ 시트콤에 빠져 아이가 원하는 것을 나중으로 미뤘더니 저런다. "아이코, 미안.. 근데 엄마 보던 거 이거 마저 보고.. 너도 같이 보자" 침대에서 시트콤을 보다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아이가 웃는 소리가 들린다. 시트콤을 보던 아이가 재밌다며 껄껄껄 넘어간다. 다시 눈을 뜨고 못 봤던 부분을 돌려본다. 요즘 하루 일과가 이렇게 지나간다. 아무렴 어때. 나 하고픈데로 하겠다는데..
회피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무념무상. 요 며칠은 시트콤을 보느라 깊게 생각하지도 않을뿐더러 아무 생각이 없는 듯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4월쯤 비바람이 한번 몰아치고 정신이 번쩍 들던 어느 날, 감수성이 풍부한 사춘기 여중생으로 돌아간 듯한 내 감정을 글로 풀어보고 싶어 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시를 배우며 떠오르는 이미지를 글로 풀었다. 그렇게 써온 시가 61편이나 되었고 이제 곧 출간을 하려고 한다. 볼품없는 실력도 높이 봐주시는 훌륭한 스승님 덕에 포기하지 않고 재밌게 시를 쓸 수 있었다.
출간을 앞두고 나의 볼품없는 글이 세상에 공개가 되는 게 두려웠나 보다. 아무렴 어때~~ㅋㅋ교정을 하려고 그동안 쓴 시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고치지 않았다..ㅋㅋ 시간과 공을 들여 쓰지 않았다.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끄적이던 시 그대로를 담기로 했다.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우주를 움직이려 하지 마라. 나는 신이 아니다. 내가 할 일은 떠오를 때마다 시를 적는 것. 이후는 독자들의 몫이기에 남겨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