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사랑해
날이 추워서 그런지, 나의 신체 리듬도 적응하느라 그런지 특별히 힘들게 하는 일이 없는데도 피로가 금세 몰려온다. 어제도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뜨아아아 아;;;;" 늦. 어. 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오며, 오늘은 저녁에 아이 음악회가 있어 반려인이 일찍 퇴근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버스에 올랐다. (뒷배가 있다는 게 이렇게 든든한 일이구나!)
아이가 문맹에서 막 탈출하려는 시기일 때, 아이는 색종이나 메모지에 틈만 나면 그림과 글(글이라기에는 너무 짧은 문장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일)을 적어서 줬다. 이제는 가끔 한 번씩 받는 러브레터 같은 거였는데, 그때 아이가 가장 많이 썼던 말은 "엄마, 미안해. 사랑해"였다.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냈던 거 같은데 오히려 아이는 자기가 미안하다고 편지를 적어서 전달해 줬다. 짧지만 아이의 진심이 느껴지는 그 편지를 받으면 아이가 조건 없이 내어주는 그 사랑은 나의 사랑과는 견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며 배운다는 게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나고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이의 편지를 오랜만에 꺼내봐야지.
{동생, 찬와이}
내가 말했다. 커러, 유치원에서 배운 일들을 잊지 마. 시간 보는 법과 서로 다른 지폐와 동전을 구분하는 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남들과 장난감을 다투지 않고 공유하고 친구한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기꺼이 말하는 것. 그게 뭐겠어? 그게 시간이고 돈이고 사랑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