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금요일

미안해, 사랑해

by anna

날이 추워서 그런지, 나의 신체 리듬도 적응하느라 그런지 특별히 힘들게 하는 일이 없는데도 피로가 금세 몰려온다. 어제도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뜨아아아 아;;;;" 늦. 어. 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오며, 오늘은 저녁에 아이 음악회가 있어 반려인이 일찍 퇴근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버스에 올랐다. (뒷배가 있다는 게 이렇게 든든한 일이구나!)


아이가 문맹에서 막 탈출하려는 시기일 때, 아이는 색종이나 메모지에 틈만 나면 그림과 글(글이라기에는 너무 짧은 문장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일)을 적어서 줬다. 이제는 가끔 한 번씩 받는 러브레터 같은 거였는데, 그때 아이가 가장 많이 썼던 말은 "엄마, 미안해. 사랑해"였다.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냈던 거 같은데 오히려 아이는 자기가 미안하다고 편지를 적어서 전달해 줬다. 짧지만 아이의 진심이 느껴지는 그 편지를 받으면 아이가 조건 없이 내어주는 그 사랑은 나의 사랑과는 견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며 배운다는 게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나고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이의 편지를 오랜만에 꺼내봐야지.


{동생, 찬와이}

내가 말했다. 커러, 유치원에서 배운 일들을 잊지 마. 시간 보는 법과 서로 다른 지폐와 동전을 구분하는 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남들과 장난감을 다투지 않고 공유하고 친구한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기꺼이 말하는 것. 그게 뭐겠어? 그게 시간이고 돈이고 사랑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