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금요일

나답게

by anna

시끌벅적하던 성탄절이 지나갔다.


아직은 산타의 존재를 믿는 아이에게 산타의 이동경로를 보여주며 잠을 재촉했다. 아이를 재우자마자 선물포장하고 편지 쓰고 만들어둔 쿠키 먹고, 난리부르스였지만 아이는 다행히 잠에서 깨지 않았다. 새벽에 잠시 깨서 순간 놀랐지만, 다행히도 모두 다 잠이 들 시간이라 다시 재우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AI 덕분에(?) 비교적 영상을 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약간 미흡한 부분들이 있어 아이가 눈치채지 않길 바랐는데 역시나 질문을 해서 임기응변으로 잘 넘어갔다. ^^;; 아침에 일어나 선물을 보며 신기해하면서도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 날이 이제 얼마 안 남았을 거 같아 아쉬운 마음도 스쳐 지나간다.


오후에는 시내를 나가려고 했으나,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와 시내의 인파가 어마어마하다는 소식에 집에서 한참을 뒹굴거리다가 성탄미사를 드리기 위해 나갔다. 여느 때처럼 신부님 강론을 듣는데, 성탄 강론은 한 문장이 마음을 울렸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배우자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나를 나답게 해 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어주고 아껴주는 것이 조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자란 그런 관계이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사람. 내 허물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이 사람이라면 함께 해도 좋겠다 싶은 사람. 연애와 신혼시절의 달콤함과 설렘의 시절은 지나갔지만 이제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아껴주는 사이가 된 우리는 서로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동생, 찬와이}

어른이 되고 나니 세상이 크기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데 거리는 아주 길게,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늘어날 수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