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2 월요일

책가방

by anna

반려인과 둘이서 주말에 무엇을 해야 할지 이야기하다가 아이 책가방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예비소집 정도 다녀왔는데 아직 아이가 학생이 된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아서인지 아이 책가방을 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주말에 백화점에 갈 일이 있어 반려인과 유아동 코너를 돌아봤다. 말 그대로 형형색색의 책가방이 매장마다 전면에 배치되어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반려 키링들이 책가방에 하나씩 달려있고, 반짝반짝 글리터 효과가 나는 가방부터 아이가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화려한 책가방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가격대를 알아보니 평균 20만 원대. 와.... 어른 가방이 비싼 게 아니었다. 기껏해야 3년 정도 쓸 가방 같아 보였는데, 이 또한 '아이의 첫 가방'이라는 마케팅 비용이 포함된 가격이겠지 싶었다. 나와 반려인 생각에 아이는 분명 가방에 달려있는 키링을 보고 선택할 거라는 생각과 함께 너무 화려한 가방은 나중에 처치 곤란일 거 같아서 무난한 가방을 고르길 속으로 바랬다.


대충 시장 조사를 마치고 아이를 데리고 파주 아울렛 매장을 찾아갔다. 이곳저곳 매장을 돌아보다가 아이가 고른 가방은 정말 의외의 색상과 스타일이었다. 늘 화려하고 여성스럽고 귀여운 걸 좋아하는 아이인데 책가방은 남색 계열을 고르기에 아이의 안목이 신기했다. 아이가 최종으로 고른 가방은 하늘색과 하얀색이 적절하게 조합된 세일러 느낌의 책가방.


집에 와서 아이에게 고민하던 남색을 안 고르고 이 가방을 골랐는지 물어보니, "곰돌이가 귀엽고, 남색은 너무 어두워서"라는 평을 내렸다.


아직은 책가방이 아이보다 커 보여서 귀여운 뒷모습이었는데, 몇 년 뒤면 이제 책가방보다 아이가 더 커 보이겠지. 그나저나 나의 첫 책가방은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