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대해

몇 살이었더라

by anna

언제부터인지 새로 만난 누군가가 내 나이를 물어보면, 한참의 시간이 지나 입으로 내뱉는다.


내 나이가 몇 살인지 머릿속에서 올해가 몇 년도인지, 내가 태어난 해는 몇 년인지 계산을 한참해야 나올 수 있는 답이 되었다. 아이의 나이는 금방 금방 나오면서, 정작 내 나이에는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예전에 부모님이 생일 케이크에 초를 몇 개 꽂아야 하는지 잊으신 것처럼 나도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되었나 싶다.


그러다 얼마 전 병원에 가게 될 일이 있었다. 접수증과 영수증에 명확하게 찍힌 내 나이. 만 00세. 그 숫자를 보는데 꽤 낯설었다. 아니 벌써 내 나이가, 마음만은 생각만은 아직 아닌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며 주위를 둘러본다. 그래도 아직 젊으시니 이렇게 이렇게 관리하세요 말해 주는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고마워야 해나 싶었다. 입사 원서를 쓰거나, 병원에 가거나 아니면 굳이 굳이 내가 계산한다면 알게 되는 내 나이. 100세 시대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는데 왜 이리 나이 드는 것이 서글퍼지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가을이라서 호르몬이 분기탱천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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