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출근의 행복
일주일을 등산하는 것에 비유하자면, 수요일쯤 되면 산 정상에 거의 다가온 기분이다(아침에 눈뜨기가 매우 버겁다는 말). 영어로도 수요일은 hump day라고 표현하니, 전 세계적으로 수요일은 누구에게나 매우 힘든 요일인가 싶다. 한편으로는 주세권에 가까워지니 행복해지기도 한 요일이다. 나에게도 수요일 아침은 일주일 중 가장 빠듯한 요일이다. 하지만 오늘은 매우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했다. 바로 10시 출근!!
우리 회사는 선택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 있다(워킹맘, 워킹대디에게 매우 유용한 제도!!!). 그래서 각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출근과 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 하원을 내가 하지 않아도 되기에 10시에 여유롭게 출근하기로 생각했다. 평소 8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서느라 아이 등원 준비 해 두고, 아침 챙겨두고, 전날 먹은 그릇 정리하고 등등. 헐레벌떡 준비하고 출근하면 회사 도착해서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는데, 오늘은 모든 걸 천천히 해도 시간이 남는 기분이었다.
아이 등원 준비도 여유롭게, 아이랑 배웅 인사도 충분히, 집도 대충 정리하고 나왔는데도 무려 10분이나 회사에 일찍 도착했다(와...... 이렇게 여유롭다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가을 아침 풍경도 오늘은 충분히 즐기며 출근할 수 있었다.
1시간 30분. 나에게 오늘 주어진 아침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지만, 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었다. 늘 바쁘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루에 단 1시간만이라도 이런 시간들을 가져본다면 내 삶이 조금은 윤택해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