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된 삶이 가져다주는 안정감
INTP안에 E와 J가 공존하는 삶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일요일 저녁이면 월요일이 온다는 사실을 믿겨하지 않는다(1차 월요일 현실부정). 왜 주말은 평일보다 더 순삭인 건지 모르겠는 누군가 마법을 부린 것만 같은 날이다(2차 월요일 현실부정).
조금이라도 더 놀다가 잠들고 싶어 버둥대지만, 내가 일요일 저녁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손때 묻은 다이어리를 펴는 것이 월요일을 맞이하는 나의 리츄얼이다. 펼쳐진 다이어리에 내일부터 이번주에 꼭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들을 나열해 보고, 일정들을 하나씩 체크해 가는 시간 동안 살짝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어 간다.
낯선 자리에서나 처음 보는 사람과 가장 빨리 친해지는 캐주얼 토크 주제의 하나로 예전에는 ‘혈액형이 뭐예요?’라고 물었다면, 요즘은 ’MBTI가 뭐예요?”라고 질문한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향과 특징들을 파악하던 시대를 넘어 바야흐로 MBTI 시대가 도래했다. ‘나도 이 트렌드에 뒤처질 수 없지’ 라며, 간단히 진행해 본 테스트에서 나는 INTP라고 나왔다. ’ 음…. 가만가만…그래그래 맞는 거 같아’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다가도 나에게는 숨겨진 E와 J가 공존한다. 사회생활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E로 사회화가 되어 생활한다. 마찬가지로 다이어리를 펼치면서 내적 평화가 찾아온 나에게는 J도 숨어있는 거 같다.
다이어리에 일정들과 우선순위들을 적는 건 어쩌면 나의 삶의 루틴을 잡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내 삶을 나의 통제안에 두는 것과 같다. 통제된 삶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이랄까. 그래서 불쑥불쑥 J가 튀어나와 다이어리를 정리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많은 면에서 나는 파워 P (인생에 계획이란 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 몸을 맡길 뿐, 무계획이 계획인 여행도 매우 사랑한다)이지만, 나의 월요병을 치료해 주는 건 통제된 계획이 가져다주는 J스러움이다.
이번주도 내 삶의 주인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