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4 수요일

머물지 말자.

by anna

오늘은 비 예보 소식이 있다. 우산을 들고 나오며, 일기예보에 대해 생각해 봤다.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이든 예측을 해보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일기예보는 가장 먼저 시작한 예측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경사회에서 날씨는 생존과 연결되어 있으니, 아마도 일기예보는 인간이 살기 위해 자연을 예측해 보겠다는 큰 포부에서 시작되었을 거 같다. 인간이 날씨를 예측하려는 오랜 노력의 결과물로 봐야겠지. 누군가 관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을지 모르겠지만, 작은 호기심이 역사의 또 다른 기록이 될 수 있겠구나 싶다.


아이를 백년손님으로 생각한다면 육아가 한층 더 부드럽고 쉬워질 수 있었을까. 요즘 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아이 귀에는 잔소리로 들어간다. 퇴근하고 다음날을 준비하는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쉬고 싶은 나의 마음과 그러지 않은 아이와의 사이에서의 갭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찰들. 가끔 블로그에 추억의 글로 아이 어릴 때 인증을 빙자로 교구 놀이하던 글들이 올라온다. 인증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 퇴근하고 와서 아이와 이런저런 놀이들을 참 많이 했구나 싶었다. 왜 그런 시간들이 요즘은 잘 안 되는 건지. 먼지만 쌓여가는 교구들을 보면 한숨만 나오는 나란 사람.


{괴테 시집, 괴테}

<젤랄-에딘 루미는 말한다>
머물러 살면 세상이 꿈처럼 도망가고,
길을 떠나면 운명이 갈 곳을 정한다.
더위도 추위도 잡아둘 수 없는 것,
피어나는 꽃은 이내 시드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