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25 목요일

오늘 낮과 오늘 밤

by anna

회사에서 주 2회 점심시간에 요가를 한다. 결혼하기 전에도 임신 중에도 운동은 빠지지 않고 해 왔던 생활 운동인으로서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코로나 시기는 참으로 몸과 마음이 괴로웠었다. 다행히 코로나가 언제 왔냐 싶은 정도로 모두가 일상을 찾은 시기가 왔고, 회사에서도 요가 수업을 재개하였다. 주 2회씩 남녀가 나뉘어 수업을 하는데, 몇 년이 지나도 신입회원이 들어오지 않는 요가 수업이 이어져오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가장 행복한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운동을 한다는 게 아무래도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나도 한 번씩 몸이 너무 처지거나 피곤할 때는 갈까 말까를 고민하니깐. 그럼에도 몸이 쳐지는 날 요가를 하고 오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반전효과를 체험하게 된다. 요가가 겉보기에는 매우 정적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액티브한 운동이다. 끊임없이 들숨과 날숨을 내쉬어야 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야 하고 (내 머리에서의 명령이 내 몸으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함), 동작마다 힘을 들여야 하는 부위들에 집중해야 한다. 요가를 하다 보면 인생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라볼 때, 겉보기에는 참 평온하고 어떤 어려움도 없이 행복해 보이지만 사실 그 누구도 치열하지 않은 인생이 없다.


육아에 있어 각자의 육아관이라는 것이 있다. 분리 수면에 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내 아이에 맞는 시간과 방법을 찾아 적용하는 거다. 나도 아이의 영유아기에 분리 수면을 일찍 시켜야 한다는 말에 아이 침대도 구비하고, 분리 수면을 위한 여러 환경들을 갖추었지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꼭 껴안고 잘 수 있는 시간이 평생도 아니고 정말 잠깐 일 것만 같다는 생각. 그래서 너무 그립고 소중할 그 시간을 지키고 싶어서 따로 분리 수면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아이가 불쑥 "오늘은 내 침대에서 혼자 자볼래!"라고 선언했다(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분리수면!!!). 그럼에도 아이가 무섭지 않을까, 새벽에 깨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서 아이 침대 아래에서 같이 잠든 나를 보니 분리불안은 내가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괴테 시집, 괴테}

<오늘 낮, 오늘 밤으로부터>
오늘 낮, 오늘 밤으로부터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어제 낮, 어젯밤이 가져다준 것보다 많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