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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득 May 25. 2024

인공수정, 시작부터 어렵네

원하면 바로 될 줄 알았는데

큰 맘 먹고 달려간 난임센터, 그럼에도 마음처럼 되는 건 없었다.


인공수정을 고민했던 이유는, 나와 남편의 문제가 없으니 아직 때가 아니다. 우린 자연으로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때문이었다. 그래서 배란 주기를 맞춰서 시도를 했던 건데 무참히 실패를 맛보고 나니 갇혀있던 생각은 달라졌고 그때부터 인공수정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인공수정 1회 성공 확률'

'인공수정 부작용'

'인공수정 통증'

'인공수정 과정'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검색을 통해 인공수정에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며 알게 된 건, 인공이라도 수정과 착상은 나의 몫이기에 이것까진 자연임신으로 본다고 했다. 그리고 배란약을 먹으면서 배란 주사도 맞아야 했기에 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다들 하니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반적인 사랑의 결실보다 조금 더 빨리 임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다잡고 방문한 난임센터에서 나는 피검사를, 남편은 정자검사를 시작했다.


시술 시작 전,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을 하려면 난임 진단서가 필요하고 진단서 발급을 위해선 난임 검사가 완전히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소득 기준을 없앤 국가 지원을 받으려면 6개월 이내 남편의 정자검사와 나의 자궁 상태에 대한 초음파, 피검사를 통해 원장님과 시술 결정을 하고 진단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진단서가 발급되면 당장 시술을 하지 않더라도 미리 신청을 해놔야 지원결정통지서를 받을 수 있고 통지서를 병원에 제출해야 그 때부터 시작된 시술의 대한 비용이 차감되어 환불을 받거나 저렴한 금액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미리 알고 갔지만 이 모든 설명은 병원에서 자세히 해주기에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었고 이제 나에게 남은 건 기나긴 대기뿐이었다. 남편도 그러하듯, 이렇게 임신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지 미처 몰랐다며. 나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긴장한 마음을 유지한 채 애써 웃고 있지만 나는 무척이나 떨렸다. 내가 주사를 잘 놓을 수 있을까. 나 잘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내가 미처 몰랐던 건 시도를 한다고 마음을 먹어도 바로 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하면 좋은데, 갑상선 수치가 너무 높아요. 이러면 임신을 한다해도 유지가 어려워요."


피검사 결과가 나오고 원장님을 보는데, 바로 시작하겠지, 라는 생각과 달리 갑상선 수치가 전보다 높게 나와 이번엔 인공수정을 시작할 수 없고 우선 수치부터 낮게 만들고 나서 다시 보자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한숨을 터트려야 했다. 그리고 난임병원에서 처방 가능한 약 용량이 아니라서 내과를 방문해야 된다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갑상선 약을 발길 끊으면서 같이 끊었더니 이 사단이 날 줄이야. 그럼 갑상선 약이라도 계속 먹었을텐데. 며칠도 아니고 생리 주기를 기준으로 시작을 하기에 한달 미뤄질 걸 받아들인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근처 내과를 방문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마주한 무한 대기 타임에 나의 멘탈은 금이 가고 있었다.


"일반적인 평균 수치로 보면 평생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지만 임신을 하려면 수치가 1점대가 되어야 해요."


나의 수치는 4점대라 이걸 낮추려면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하고 전에 먹던 것보다 용량을 높여 처방을 받고 난 후에야 나는 장장 7시간만에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의도치 않게 두군데 병원을 가게 되었고 마음과 달리 인공수정은 미뤄지고, 것도 후에 수치를 보고 나서 시도를 할지 알 수 있다니. 세상엔 마음만 먹어선 안되는 일이 정말 사사건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멈추었던 갑상선 약 복용을 재차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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