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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득 May 23. 2024

예기치 못한 일은 늘 연달아 오더라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만큼

2024년, 새해가 밝았고 나는 좋은 마음으로 올해를 맞이했다.


나의 삶은 어떤 날에 대한 예기치 못한 일들이 늘 연달아 오곤 했다. 누군가는 꼭 챙겨야만 하는 중요한 날들이 겹친다거나, 계획없이 꼬인 일들이 다른 일로 엮어 부정적인 과정을 가져온다거나, 선택의 기로마저 시간 텀이 없이 동시에 다가온다거나. 바쁘게 날아다니며 겹친 약속을 힘겹게 해결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두 차례나 연이어 받았고 신중한 선택마저 미련이 남아 이도저도 못한 결과를 보게 되었다. 살아가다 보면 그런 일이 수두룩 할 순 있겠지, 하는 나름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무리를 하지만 결혼 후에도 나의 삶은 여전했다.


올해는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달리 불협화음으로 급작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되었고, 동시에 층간소음으로 인해 참지 못한 남편이 이사를 결정했다. 이사까지는 사실 생각도 안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처음 집을 보러온 분들의 결정으로 무조건 나가야 하는 상황이 다가왔고 예산에 맞게 집을 구하고 싶어 남편은 며칠을 부동산을 찾으러 다니며 발로 뛰고 전화에 불이 나도록 연속적인 통화를 이어갔다. 다행히도 운좋게 신축 아파트 탑층을 갈 수 있게 되었고 층간소음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을 중점으로 집을 결정하게 되었다.


전혀 예상 못한 이사로 집을 구하는데 목돈을 쓰고, 2월까지는 비용이 비싸다는 이삿짐센터와 예약을 하고 전에 쓰던 가구의 망가짐으로 인해 새로 구입을 해야만 하기에 돈이 들어갈 일은 끊임없이 넘쳐났다. 하필 또다시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되었을 시점에 이사를 했으니 막막한 날들이었다. 물론 일은 다시 구하면 되지만 구직도 시기가 있고 때가 있는 법이라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력서를 낸다 한들 바로 오세요, 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으니. 이미 일은 그만둔 상태고 이사는 했고, 조용한 새집에서 고요함을 느끼며 고민에 빠져들었다.


"계속 이력서 내고 일을 구하는 게 좋을까, 아님 조금 쉬더라도 괜찮은 곳을 기다리는 게 나을까."


쉬는 시간이야 갖는 건 좋지만 집에서 놀고 있느니 돈을 버는 일이 우리의 삶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에 뭐라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고, 부업과 일자리를 틈틈히 보며 찾게 되었다. 그러다 남편이 몇 달 쉬더라도 이참에 임신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고 나는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응, 좋아."


배란약 때문에 피부 트러블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받았던 날들이 기억에 남지만, 일을 그만두고 시간의 제약이 없어진 나는 병원의 도움을 받아 인공수정을 하고 싶었다. 그간 연차도 없이 병원을 다니느라 일정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이참에 제대로 임신 시도를 하면 보다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또다른 바람때문에. 경제적 여유를 위해 언제 다시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 차라리 쉬게 되었을 때 시도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시간적 여유, 보다 굳게 다져진 마음, 임신이 간절해진 소망과 함께 나는 난임센터에 다시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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