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4만6천대 판매 돌파
테슬라·BYD 같은 수입 전기차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전기차 판을 흔들고 있다.
올해 1~11월 판매 집계에서 테슬라 모델Y가 전기차 1위에 오르며, 국산 전기차가 주도해온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보조금 격차가 큰데도 수요가 분산된 점은 소비자 선택 기준이 가격과 브랜드, 소프트웨어 경험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완성차 판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다.
모델Y는 11월까지 4만6,927대를 기록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 전체 전기차 판매(2만8,040대)를 단일 모델로 넘어섰다. 테슬라의 전체 전기차 판매도 5만5,594대로 집계됐고, 대기 수요가 3~4개월 수준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특히 2021년 아이오닉 5 등장 이후 수입 전기차가 단일 완성차 업체 기준으로 국산을 판매량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국산 전기차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기아는 같은 기간 EV3·EV4·EV5·EV6·EV9 등 EV 시리즈로 3만9,741대를 팔았다.
지난해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6과 기아 EV3·EV6·EV9 합산 판매가 4만3,087대까지 내려갔지만, 올해는 기아 EV4·EV5 투입과 아이오닉5 상품성 개선 효과로 1~11월 누계 6만8,787대까지 반등했다.
현대차는 2022년 이후 역대 최대치 판매를 달성했고, 기아도 전기차 브랜드 출범 이후 사상 최대치로 알려졌다.
시장 자체도 커졌다. 1~11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21만6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5% 늘었다. 그럼에도 ‘기업 단위’로 보면 테슬라의 모델Y 한 대에 못 미치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보조금 차이에도 판매가 뒤집혔다는 점이다. 올해 국비 보조금은 현대차·기아가 580만 원인 반면, 테슬라 모델Y는 169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아이오닉5·EV6는 최대 1천만 원에 가까운 혜택이 가능하지만, 모델Y는 500만 원대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모델Y가 1위를 차지했다는 건 보조금보다 ‘체감 상품성’과 ‘구매가 대비 만족’이 더 강하게 작동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BYD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국내 출시 9개월 만에 4,955대를 팔며 내부 목표를 넘어섰고, 중국차에 대한 선입견보다 가격 대비 구성이 선택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업계는 수요 이동의 배경으로 국산 전기차의 가격 상승을 지목한다.
아이오닉5 스탠다드 익스클루시브는 2021년 4,908만 원(개소세 3.5% 적용 기준)에서 올해 5,218만 원으로 약 300만 원 올랐고, EV6 에어 롱레인지는 2021년 5,120만 원에서 2025년 5,530만 원으로 410만 원 인상됐다.
가격대가 테슬라 모델Y 최저 트림(5,299만 원)과 맞물리면서 ‘조금만 더 보태면 수입차’라는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BYD 씨라이언7처럼 4천만 원대 선택지가 등장하면서, 보조금 규모가 작아도 전체 구매 비용을 따지는 소비자에게는 대안이 더 많아졌다.
한편 국산·수입차의 가격 간격이 좁아지면서 승부처도 달라지고 있다. 보조금만으로 선택을 붙잡기 어렵고, 소프트웨어 경험과 업데이트, 가격 정책, 라인업 구성에서 ‘납득 가능한 가치’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핵심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