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by 보배

마음속에 자주 땅굴을 판다

멈추는 방법은 모른 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실력만 늘어간다


이제는 그만해야지 싶다가도

이렇게라도 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기에

계속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주위에 흙이 산더미처럼 쌓여

이내 그림자가 점점 높아져

땅굴의 깊이를 모르게 된다


아차 싶어 들여다보는 순간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어둠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는 한동안 올라오지 못한다

계속 울고불고 후회해도

올라가려고 발버둥 쳐봐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신기한 건

결국엔 언제가 되었든 간에

다시 흙을 밟고 나오는 힘이 생기긴 한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후련해지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먹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