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이후 이사한 누나네 집에 처음 방문했었다. 누나의 책장을 보던 중 눈에 띄는 책 제목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갔고 표지 또한 군 생활관에서 평소 여가 시간에 OTT, 유튜브를 보며 누워있는 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또 한 번 관심이 갔다.
왜 아가리로만 할까...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굳이 취업까지 다 하고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군대에서 편히 쉬며 건강하게 전역만 해도 되는데 뭔가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직장 동료들을 보면 자신의 강점을 살려 열심히 노력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가령 열심히 학급 운영을 시도한다거나 연수를 들어가며 성찰하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아니면 연구대회에 도전하여 입상을 하거나 등이 있다.
아마 군 입대를 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연구대회에 도전해 보지 않았을까 싶다. 연구대회 점수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열심히 살게 된다. 억지로 주말에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 가거나 과정을 괴롭지만 결과가 좋으면 과정 또한 미화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라 그런가?
어쨌든 저자들은 책에서 일명 '아가리'를 입으로만 한다고 말해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있다.
아가리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해주며 아가리 탈출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크게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저자는 실행력이 약하니 습관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습관은 곧 행동을 만들고 반복되는 행동은 그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주지 않을까?
- 재밌는 점은 30% 줄이기가 아니라 30%로 줄이기라는 점이다. 내가 책을 100쪽 읽어야겠다고 계획을 세운다면 30쪽만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의지만으로도 그날의 성취감을 맛보게 하자는 것이 저자의 의도인 듯싶다. 작은 성취감들이 모여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주지 않을까?
위의 것들을 제외하고는 뭐 바이오리듬 이용하기 페이스메이커 만들기 체력 기르기 등이 있는데 딱히 막 큰 내용은 아니었고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 중 머리가 띵해지고 생각이 많아진 부분이 있었다.
진정한 도움은 합리적인 낙관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막연히 "다 잘 될 거야"라는 말은 하지 말자. 그보다는 지금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
앞으로 나가는 데에는 그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20대 후반이 되면서 많은 친구들이 취업을 하고 또 실패를 맛본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같이 다니며 서로의 미래를 응원해 주고는 했는데 지금은 서로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 누군가는 취업을 해서 취업 걱정이 아닌 사회생활에 대한 걱정 혹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반면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은 남과 비교하며 더 움츠러들고 많이 작아지는 모습을 봤다.
친한 그 친구와 밥과 카페를 다니며 뭐라 위로를 해주고 싶은데 뭐라고 해줘야 할지 몰라서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될 거야."라고 말해줬다. 물론 진심이었고 앞으로 꼭 잘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본 책의 저자들은 그러지 말고 지금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ㅠ
내가 아는 분야도 아니고 나의 전공과 취업 경로는 너무나도 한 분야에만 국한되어서 다른 친구들이 어떤 준비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뭐라 조언해 줄 말도 잘 모른다 ..
그냥.. 진심을 담아 기도해 주고 종종 안부 물으며 식사하며 서로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이렇게 아가리 탈출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해봤다.
앞으로의 아가리가 될지 안 될지... 나도 모르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보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