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삼촌 Feb 10. 2024

009. 감정의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도덕감정론 4, 감정의 격차를 줄여갈 때 생겨나는 마법 같은 일.

산다는 건 서로 간에 깊게 파인 감정의 골짜기를 건너 수고스러 이다.


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의 격차가 크게 느껴질수록 서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며 점점 멀어진다. 관심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이 어긋나기보다는 조화되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서 서로의 간극을 메우느라 부산스럽다. 인생이란 울퉁불퉁 팬 감정의 골들을 메우거나 건너뛰느라 힘겹고 고달프다.

감정의 골을 메우며 다는 건 전혀 낭만적이지 못하다. 인내해야 하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감내하며 관계 맺으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아담 스미스는 서로 다른 감정들, 즉 내 감정과 상대의 감정이 일치될수록 좋다는 조화의 개념을 비밀스레 말한다. 각기 취향은 다를 수 있지만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좋아하길 바라는 것이 사람의 겨진 본성이기 때문다.




아들이 화물운송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에는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들은 늘 부모인 우리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싶어 했다. 특히 아버지인 나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했다.


이렇게 우리는 택배를 하면서 서로에게 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한결 더 친밀해졌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멀리 보지 못했던 서로 다른 감정골짜기를 발견하고 아들은 아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당황하는 들을 겪어야만 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감정의 골짜기는 엄연히 존재했다. 감이란 가족관계라고 자연스레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지만 서로 철저한 타인이다.


아들은 자신의 감정과 방식을 기준으로 최선을 다해서 도우려 했지만 상대를 배려하며 스스로를 통제하 표현하는 것이 아직 서툴렀다.


변수가 많은 택배현장에서 사사건건 발생하는 문제들이 모두 자신의 탓 인양 긴장하고 힘겨워했다. 상품이 없다는 전화가 오거나 간혹 오배송이 생기는 날이면 나서서 힘겨워했다. 예민한 성품의 아들은 해결이 될 때까지  노심초사했고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 또한 힘겨웠다.


아들은 배송이 빨리 끝나야 엄마아빠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밥도 잘 먹지도 않고 바삐 뛰어다니며 배송했다. 그런 아들을 보니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점만 찍고 콩 볶듯 지나치고 억지로 밥 먹도록 아들을 잡아둔 우리는 덩달아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아들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불편스러워하는 우리의 반응에 의아해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 방식과 감정적 수용범위에 대해서 많이 서투르고 무지했다.


서로가 기대하는 방식을 충족하기 위한 적절과 부적절의 경계는 어디일까.


아담 스미스는 공감하는 관계 위한 기준으로 적절성을 제시한다. 즉 주변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말과 행동을 하라는 의미이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자신을 억제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격정에 존엄성을 부여하며 그리고 그의 격정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가 말하는 적절성이란 인간의 본성 그리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반응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주위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에 공감되거나 공감되지 않는 범위를 분명히 식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누그려 뜨려 주위 사람의 감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원래 상대방보다 올라가 있던 음에서 반음을 내리는 법을 익혀야 했다.


자랑스레 내민 자격증을 바라보니 아들이 스스로를 무수히 낮추고 맞추려 애쓴 증표처럼 와닿아 가슴이 뭉클했다. 쁘게 축하하고 아낌없이 격려해 줬다. 


우리는 서로 간의 감정골짜기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그렇게 추고 때론 높여가한 걸음씩 다져가듯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공감은 저절로 생겨나는 단순한 마음상태가 아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체득하게 되는 새로운 방법이다.


우리 인생의 최대과제는 태생적인 자기애를 극복하고 감수성을 내 안이 아닌 밖으로 타인을 향해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공감은 불가능하다.  서로의 감정적 격차를 줄이려는 힘겨운 시도만이 존재

뿐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008. 슬픔은 그렇게 또 다른 위로가 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