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부버'의 <나와 너>를 읽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첫 장을 읽었을 뿐인데 글의 깊음에 감동했다.
눈을 들어 보니 아내가 소파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명상에 잠겼다.
무릎에 놓고 쓰던 가계부 노트 위에 펜을 가만히 놓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슬며시 눈을 뜨더니 아랫입술을 꼭 문 채 노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궁금함에 아내가 남기고 간 노트 위 명상의 흔적을 살펴봤다.
미림,
깨소금,
고추장,
냄새제거스프레이,
항균티슈,
물티슈,
식빵,
토스트기,
국간장,
과일.
아내에게서 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한 명상을 그렇게 또 배웠다.
부지런히 책을 덮고 아내를 따라 장을 보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