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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1,000원 자원봉사자의 솔직한 이야기

화성시 자원봉사 마일리지


"돈 때문에 하냐고요? 아뇨, 근데 솔직히 기분은 좋죠"

화성시에서 자원봉사 3년 차인 평범한 주부

요즘 사람들한테 "나 주말에 자원봉사 다녀왔어"라고 하면 돌아오는 반응이 두 가지예요.

"와 대단하다, 나는 주말에 집에서 뒹굴기도 바쁜데"
"그거 해서 뭐 남는데?"

오늘은 제가 왜 '시급 1,000원짜리' 자원봉사를 계속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솔직히 마일리지도 몰랐어요

"1시간에 1,000포인트? 연간 최대 15만 원?" 계산기 두드려봤죠. 한 달에 12~13시간만 하면 1년에 15만 원 모을 수 있겠네? 지역화폐로 자동입금

시급으로 따지면 1,000원이니까 완전 박봉이죠.

편의점 알바도 최저시급 받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어차피 주말에 유튜브나 보면서 뒹굴 시간에, 몇 시간 나가서 봉사하고 커피 한 잔 값이라도 생긴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첫 봉사는 동네 경로당에서 어르신들 식사 준비 도와드리는 거였어요.

솔직히 좀 귀찮았어요.

토요일 오전 9시에 일어나는 게 얼마나 고역인데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아이고, 젊은 사람이 여기까지 와줬네. 고맙다 이거야~"

할머니 한 분이 제 손을 꼭 잡고 하시는 말씀에 뭔가 뭉클했어요.

아, 이게 봉사구나 싶었죠. 마일리지? 그 순간엔 까맣게 잊었습니다.


시급 1,000원의 진짜 가치

이제 봉사 4년 차가 됐는데요, 제가 깨달은 건 이거예요.

공식 시급: 1,000원
실제로 받는 것: 프라이스리스


그리고 이상하게 봉사하고 나면 하루가 뿌듯해요.

넷플릭스 정주행 하고 느끼는 그 공허 함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마일리지는 덤이지만, 솔직히 좋아요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면, 마일리지는 진짜 좋아요.

작년에 모은 15만 원으로 지역화폐 받아서 배달특급으로 몇 번 주문했더니 금방 사라지는 마법

"이거 내가 봉사해서 번 돈이야" 하며 아이들에게 배달 주문

그냥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보다 훨씬 자랑스러워 보이셨어요.

그리고 공공시설 주차이용료 50% 할인도 은근 쏠쏠해요.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나도 해볼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런 분들은 꼭 해보세요

주말이 너무 무료하신 분

SNS 구경만 하다 하루가 끝나는 게 허무하신 분

새로운 사람 만나고 싶으신 분

1년에 최대 15만 원이 작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


이런 분들은 고민해 보세요

진짜 돈만 목적이신 분 (차라리 아르바이트하세요)

사람 만나는 게 너무 싫으신 분

약속 지키기 어려우신 분 (봉사는 책임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누가 저보고 "시급 1,000원 받으려고 봉사하냐"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요.

"맞아, 시급은 1,000원이지. 근데 내가 얻는 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오글거린다고요? 그런데 진짜예요. 제가 3년 전만 해도 "봉사는 착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했던 사람인데, 지금은 봉사 안 하는 주말이 이상할 정도거든요.

화성시 마일리지 제도는 저 같은 평범한 사람한테 봉사를 시작할 계기를 줬어요.

들어오게 만드는 건 마일리지지만, 계속하게 만드는 건 그게 아니더라고요.

시급 1,000원, 별로 큰돈 아니죠? 근데 그 1,000원이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줬어요.

여러분도 한번 해보실래요? 첫 1,000 마일리지는 생각보다 쉽게 모입니다.

P.S. 올해도 15만 마일리지 다 채우는 게 목표입니다. 아니, 솔직히 이미 10만 마일리지는 넘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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