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와 트와일라잇이 던지는 사랑의 질문
어둠이 내려앉기 전, 마지막 햇살이 하늘을 물들일 때. 해는 아직 완전히 지지 않았고, 달은 이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신비로운 시간을 우리는 트와일라잇(Twilight)이라 부른다. '두 개의 빛'이라는 뜻의 이 단어 안에는 모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순간이 담겨 있다.
최근 뮤지컬 뱀파이어 헌터를 관람하고, 넷플릭스에서 다시 만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질문이 두 작품을 통해 새롭게 다가왔다.
뮤지컬 무대는 마법의 공간이다. 제한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낸다. 뱀파이어 헌터에서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관계에서 싹트는 모순적 감정이었다.
사냥하는 자와 사냥당하는 자.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이들 사이의 사랑은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린다.
하지만 바로 그 위험 때문에 더욱 간절하고 아름다웠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는 관객석까지 전해져 왔다. 사랑은 이성을 초월하고, 경계를 무너뜨리며, 기존 질서에 균열을 가하는 힘이라고.
라이브 공연의 생생함은 사랑의 즉시성을 그대로 전달했다. 배우들의 숨소리, 조명이 만드는 분위기. 모든 것이 한 번뿐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마치 사랑처럼 말이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만난 트와일라잇은 예전과 달랐다. 2008년 처음 봤을 때는 순수한 로맨스 판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눈으로 보게 된다. 벨라와 에드워드의 관계에서 보이는 극단적인 보호 욕구와 의존성. 이것이 과연 건강한 사랑일까?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독성 연애'라는 용어를 자주 듣는다. 상대방을 통제하려 하고, 과도하게 의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관계. 에드워드가 벨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는 모습에서 이런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제이콥과의 삼각관계 역시 단순한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 안전하고 따뜻한 사랑과 위험하지만 강렬한 사랑 사이에서 벨라는 혼란스러워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마주하는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그만큼 선택은 어려워졌다.
두 작품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랑의 형태가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운명적 사랑'이라는 개념이 로맨틱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개인의 선택과 의지를 중요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운명론적 사랑은 때로 의문시된다.
뮤지컬 뱀파이어 헌터에서 보여준 금기적 사랑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현대의 다양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성별, 나이, 출신, 계층을 넘나드는 사랑들이 여전히 사회적 시선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왕따의 미모에 첫눈에 반한다
트와일라잇의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 역시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읽힐 수 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가 어떻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이는 현대 사회의 다문화, 다종교,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간의 관계와 닮아 있다.
트와일라잇이라는 단어가 주는 시적 아름다움은 여기에 있다. 낮도 밤도 아닌 그 순간, 해와 달이 함께 떠 있는 신비로운 시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순간의 아름다움.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성과 감성, 개인과 타인, 자유와 헌신 사이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감정. 명확한 정의를 거부하면서도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힘.
뮤지컬을 보며 느꼈던 전율과 넷플릭스에서 만난 복잡한 감정들. 이 모든 것이 사랑의 다면적 모습을 보여준다. 무대 위의 드라마틱한 사랑도, 스크린 속의 일상적인 사랑도 모두 진짜다.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완벽한 답은 없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해도 이 질문은 계속될 것이다.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와 소설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탐구한다.
중요한 것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일지도 모른다. 트와일라잇의 두 빛처럼, 사랑도 모순적이고 복잡하며 아름답다. 그 경계의 순간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우리만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어둠이 내려앉는 황혼, 두 개의 빛이 만나는 그 순간처럼. 사랑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다.
20대 만난 첫사랑의 그남자
배가 나오고 흰머리가 삐죽 삐죽 나오고 볼품없어졌지만
"공포야?" 뮤지컬 간판을 보고 묻는 그
깨물어 주고 싶다.
이 얼마나 모순적 감정일까??
참고로 "난 선지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