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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모델과 이상모델

내가 하고 싶었던, 도전했던 그 일 들. 회고록

by 윤옆

그렇게 시작한 첫 창업은 이사장(협동조합은 대표를 이사회의 장인 '이사장'이라 명명한다.)의 집 주소를 주소지로 하여 법인 등기를 냈다. 발기인 7명이 10만 원씩 모아서 만든 70만 원짜리 회사가 탄생했다. 사실 발기인은 7명이었으나 실질적으로 일에 참여한 사람은 2~3명이었다. 우리는 처음에 어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 체 무작정 여러 시도를 시작했다.


떠돌이 창업팀

요즘에서야 디지털노매드라는 단어가 익숙하고, 모두가 꿈꾸는 일의 형태가 되었다지만, 당시 이제 막 창업을 한 우리로써는 사무실 없이 여기저기 전전하는 것이 퍽 불안했다. 각자의 집에서 혹은 어디 카페에 모여서 그렇게 우리는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프로젝트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와 같은 인간을 양성하자는 '사회적 경제 강의 프로그램' 이외에도 우리는 '청년'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어찌 보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투영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우리가 시도했던 '청년 연사 프로젝트(가칭)'나 '오픈 강의 플랫폼(가칭)' 등은 꽤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수익모델과 이상모델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나름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수익적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 하나의 브랜드로써 자리 잡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모든 비즈니스에는 수익모델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수익모델이 아닌 이상모델을 지향했는지 모른다. 참여자들에게 받는 소정의 참가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연사들에게는 재능기부를 요구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능기부를 통해 좋은 목소리를 들려줄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우리는 비즈니스라는 단어를 전혀 모른 채 우리의 이상적 프로젝틀 위해 누군가의 재능을 도용한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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