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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장은 누군데요?

이번 생에 아빠는 처음이라

by 윤옆

우리 부부가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결혼하고 싸운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자랑이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산산이 깨지게 된다. 육체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해 벌어지는 참극인가 싶어 이해를 하다가도 서로에게 불만족스러운 마음을 다시 갖게 되는 것을 보면 뭔가 아이의 탄생 이전과 이후는 다른 것이 확실하다.


누가 왕이 될 상인가?

어느 날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결혼은 했지만, 서로의 개인생활에 터치도 없었고, 사실 서로가 얼마의 수입을 내는지도 몰랐던 우리였다. 그러나 아이의 탄생은 자연히 우리 가족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경제공동체'이자 아이를 잘 길어야 하는 '보육공동체'가 되었다. 여느 공동체에게나 마찬가지로 '리더'는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가정의 리더는 누구일까? 옛날 가부장적인 마음으로 '아빠인 내가 가장이니 내 말을 따르거라~'를 시전 하자니 이게 21세기에 가당키나 한 관념인가 싶다. '리더'가 부재한 공동체는 결국 각자의 요구만 말하다 와해되기 마련이다. 우리 가족이 닥 그랬다.


명령을 내려주세요

결국 이성적인 판단으로 우리 가족의 리더는 아내가 되어야 했다. 나보다 아이에게 더 민감했으며, 언제가 새로운 것을 향해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는 나보다는 진득하게 꾸준히 해나가는 아내가 더 우리 가족을 위해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내에게 리더가 필요하다며 '그냥 의견 좀 묻지 말고 시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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