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고 6개월이 되어갈 때, 아내는 '분리 수면'을 선언 했다.
분리 수면을 하면 뭐가 좋고 어쩌고 저쩌고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아이를 재우고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가장 끌렸고, 아이는 생각보다 혼자 잘 잤다. 그런데, 이사를 하면서 '분리 수면'이 가져다주는 우리의 자유시간은 사라졌다. 아이들에게 이사는 굉장히 큰 변화라고 하던데, 잠자리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혼자 잘 자던 아이가 자던 중간에 계속 깨서 엄마아빠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지겠지.. 하며 넘겼지만 2개월이 되어갈 때 쯤에도 바뀌지 않는 아이를 보며 우리는 합방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6개월의 분리수면 시간을 종료하고 아이 침대를 안방으로 옮겨 침개 2개를 붙인 뜻하지 않는 패밀리 침대가 되었고, 우리는 함께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를 보니, 괜히 따로 잤나..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자고, 아침에 일어나 아이 얼굴을 보는 행복이 우리에게 뜻하지 않는 선물로 다가왔다.
지금은 9시에 "우리 자러 들어가자~"라고 말하면, 엄마 아빠를 옆에 꼭 끼고 잠을 청한다. 그 덕분에 우리의 수면 시간도 9시에 시작했다. 9시에 자니 새벽 3~4시 쯤이면 어김없이 일어나게 되는데, 뜻하지 않게 '미라클모닝'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새벽에 깨면 2~3시간은 거실로 나와 가만히 앉아 있는데, 이게 언제부턴가 아까운 시간이 되기 시작해, 뭐라고 해보려고 뒤적뒤적이고 있는 것이 요즘 상황이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수동적' 미라클 모닝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아.. 새벽 1~2시에 잠에 들던 내가 새벽에 일어나게 되니 당황스럽다.
게으른 아빠 부지런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