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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줄 돈 없으니 이사 나갈게요

by bellota


젊은 부부는 모은 돈으로 작은 아파트를 매수했다.


현재는 임차인이 살고 있고, 만기가 되어간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조금 올려 달라 했고, 임차인은 올려줄 형편이 안되어 퇴실하기로 결정한다. 이 경우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야 한다.



주 :(문자를 보낸다) 안녕하세요. 임대인입니다. 임차인의 계약 만료일이 다 되어 갑니다. 제가 사는 집의 전세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니 보증금을 조금 올려 주실 수 있으신지요? 올리더라도 시세보다 많이 싼 편이니 형편 되면 부탁드립니다.


임 : 그렇게나 많이 올리면 어떡해요. 지금도 힘든데... 일단 알아보고 연락드릴게요.


주 : 네~~


임 : (며칠 후) 아휴 전세가 너무 비싸네요... 올려줄 돈도 없고 그냥 이사 나갈게요.


주 : 네~ 그럼, 집이 나가야 돈을 드릴 수 있으니 집 좀 잘 보여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집 관리하는 중개사는 OOO이니 협조 부탁 드립니다.


임 : 아니 ~ 꼭 그 부동산에 내놔야 하나요? 제가 내놓을게요.


주 : 아뇨~ 그러지 마세요. 저희가 지방에 있고, 제 전화번호가 오픈되면 여기저기 전화 오고, 제가 일하느라 일일이 받을 수가 없습니다. 지정된 중개사무실을 이용해 주세요.


임 : 제가 급하니까 그러죠^^(짜증을 낸다)


주 : 정히 그러시면 중개 수수료를 임차인이 내실 건가요? 그러지 않으실 거잖아요.


임 :(며칠 후) 제가 살 집을 구해서 계약해야 하니 계약금이 필요해요. 돈 좀 주세요.


주 : 앗 ~~ 새 임차인을 구하고 날짜를 맞춰 이사해야 한다고 부탁드렸고 동의하셨잖아요. 갑자기 계약금을 달라면 어쩌나요? 잔금은 또 어쩌고요? 집이 계약되면 받은 계약금 바로 드리겠습니다.


임 : 그건 주인님 사정이고요. 싼 집이 나와서 지금 당장 계약해야 해요. 그거 못 잡으면 저희는 갈 집을 구할 수가 없어요. 도대체 전세가 너무 올라서 미치겠어요. 그러니 계약할 돈 10% 반환해 주세요.


주 : 그렇더라도ㅠㅠ, 지금 집이 나가야죠. 잔금은 어쩌시려고요. 저는 잔금 드릴 돈이 없습니다.


임 : 잔금은 주셔야죠. 제가 그것까지 걱정해야 하나요?


주 : 만기 2개월 전까지 아무 말 없이 계신 것은 더 사시겠다는 거 아니었나요? 제가 시세만큼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현 보증금이 너무 낮으니 적정선에서 올리는 건데 이렇게 막무가내면 너무 하신 거예요.


임 : 뭐가 너무해요. 올리신다고 하니 못 올려줘서 나간다는데...


주 : 그래도 새 임차인을 구해서 계약이 돼야 순조롭게 나가실 수 있잖아요.


임 : 그건 모르겠고요, 저희는 만기까지 살 예정이니 그런 줄 아시고 잔금 준비해 주세요.


주 : ........... (어이가 없음)


새로은 임대를 맞추기 위해 중개사는 동분서주하다.


중 : OOO 님 집을 보러 가도 될까요? 시간은 몇 시입니다.


임 : 그 시간은 안돼요. 다른 시간으로 정하세요.


중 : 네??? 그럼 언제 가능하세요?


임 : OO 시에 오세요.


중 : 고객분이 그 시간이 어렵답니다. 집이 빨리 나가야 하니 협조 부탁드려요.


임 : 아니 내가 안 보여주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중 : 네~ 알겠습니다.


이런 문제로 여러 고객을 놓치고 말았다.




또 한 번 중개사와 고객은 집을 본다.

중개사는 새시 문, 망사창, 화장실 타일, 천정의 등, 베란다 곰팡이, 싱크대, 보일러, 도배지, 바닥, 여기까지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벨과 인터폰은 시연을 해봐야 하기에 살고 있는 임차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중 : 인터폰은 경비실과 관리실과 정상 작동되나요?


임 : 아뇨. 고장 난지 오래됐어요.


중 : 아~ 네(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임차인은 불편한 사항만 말한다. 뭐는 고장 나고, 뭐는 어떻고 등등


집을 보러 온 사람과 중개사를 불편하게 하는 임차인.

임차인이 협조해야 집이 나가고, 그래야 임차인도 돈을 수월하게 받아 갈 수 있는데 임차인은 집이 나가든 말든 자기는 알 바 아니라는 것이다. 집을 보고 나온 고객들이 하는 말은


고 1: 중개사님, 저 사람 왜 그래요? 무서워서 집을 볼 수가 없어요.


고 2: 중개사님, 집주인이 이상한 사람인가요?


고 3: 중개사님, 이 집에 뭐 문제 있나요?


이런 말들을 하는데 집이 계약될 리 없다.



임차인의 계약 만료일에 보증금을 내주는 것이 임대인의 의무이다. 하지만, 전세는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하고 그 돈으로 보증금을 내어주는 것이 보통이다.


이 상황에서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나가는게 맞는가?

집을 보여주는 임차인의 태도가 괜찮은가?

임대인이 무조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지?


아무도 무엇이 옳다고 판단하지 못한다.


다 그들만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임대인은 빚을 내서 보증금을 해결했다.



임대인은 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덜 올랐다고 생각하고 빚으로 해결이 가능해 다행입니다 중개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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