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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따라 걷는 길

by 이희숙

에덴동산의 사건 이후로 우리는 하나님과 분리된 채 살아가게 되었다.

가끔 공허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떠오르는 말씀이 있다.

"그 공허함은 하나님이 없는 상태로 남겨진 우리 존재가 스스로는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다.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낄 때가 있다.

마음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가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누구나 좋은 관계를 원하지만 때로는 불편한 감정이 앞선다.

내 생각과 다른 상대 앞에서 나의 감정을 드러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과 상황은 내 통제밖에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내 삶에는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멀리 살아도 이곳을 찾아 긴 시간을 보내는 이들

브런치스토리의 글을 읽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해주는 분들

커다란 복숭아를 건네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이 작은 만남들이 나의 하루를 환하게 밝혀 준다.


얼마 전 한 부부가 와서 아이스 메리카노 핫아메리카노를 각각 주문하며 "우린 이렇게 달라요"하고 웃는다.

여행객은 캐리어를 끌고 와 커피 잔과 빵으로 아침을 열고 한 권의 책을 펴며 하루를 채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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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엔 오토바이를 타고 온 여러 명의 사람들이 활기찬 기운으로 커피숍을 가득 채운다.

"꽤 유명한 카페던데요" 라며 웃는 이도 있었다.

그들이 다시 길을 떠나는 모습을 라보며 역시 설렘 가득한 여행길에 오른 듯 기분이 느껴졌다.


얼마 전에는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 편의 글을 썼다.

발행과 동시에 도착한 메일, 이름아래 형광색 연둣빛 동그라미에 새겨진 S자와 함께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라는 호칭이 붙어 있었다.

오랫동안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에 대한 대답 같았다.

마음을 따라 걷다 보면

울창한 숲 속에 다다를 것이다.

아름다운 새소리가 반겨주는 그곳에서 나는 잠시 숨을 고르며 걸음을 멈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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