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하숙마을 주변에서 옛 추억을 소환하는 동네 행사가 열렸다. '공주 하숙동 1번지' 행사로 이번이 두 번째이다.
학창 시절 입었던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친구와 동행하여 오래된 도심을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이 보이고 각종 플래카드와 배너가 행사장에 배치되어 분위기를 띄운다.
조그마한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교복을 입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교복으로 대표되는 학창 시절
친구와 함께했던 우정과 그리움 그리고 재미있었던 사연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하숙마을 담벼락엔 임예진 주연의 "진짜 진짜 좋아해"란 영화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학창시절 즐겨 보았던 하이틴 영화가 흘러간 시간의 청춘을 회상하게 한다.
이번 행사에서 오래된 추억의 맛을 재현하여 '국민학교 급식 옥수수빵'을 만들게 되었다.
그 맛에 대한 정서적인 향수를 불러오는 것에 긴 시간 공을 들였다.
소문난 유명 제빵업체를 방문하여 옥수수빵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레시피가 남아있지 않아 신구세대의 입맛에 맞는 맛을 찾아 내는 것은 그저 맨땅에 헤딩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다.
옥수수 분말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제빵 방식과 빵의 색을 내기 위한 오븐의 온도 조절까지 쉬운 과정 하나가 없었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 난 옥수수빵이 출시 되던 날 기쁨과 긴장이 동반 되어 하루를 보냈다.
어렵게 태어난 옥수수빵이 우리 커피숍에 새로운 메뉴로 인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옥수수빵과 추억의 도시락(그 당시엔 변또로 칭함)을 맛보며 오래된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행사였음에도 커피숍 운영을 이유로 참여할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미리 주문한 옥수수빵을 찾기 위해 커피숍을 방문한 손님들과의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잔잔하게 내렸다. 무더웠던 여름은 어느새 사라지고 가을이 저만치에서 서성인다.
비는 밤새 내리고 마치 휴식의 시간처럼 "조금만 쉬어 가도 괜찮아 "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비가 오는 날엔 커피의 맛과 향기가 비를 피하여 커피숍 안을 가득 채우는 듯하다
행사 후 광고를 보고 찾아온 중년의 부부가 들어선다.
커피 한잔과 따끈한 김이 오르는 옥수수빵을 먹으며 오늘 만날 친구들에게 빵을 선물할 꺼라며 여러 개의 옥수수빵을 구입한다.
베푸는 자의 선한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오늘 하루 행복함이 가득할 것 같다.
'들어 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는다'는 기도에 힘 얻어 오늘의 삶이 축복된 삶임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