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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알아 가는 나

by 이희숙

덥다가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하더니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길을 걸으며 얼굴에 맞닿는 바람이 이젠 차갑게 느껴진다.

하루 사이에 여름에서 가을로 다시 겨울로 계절이 바뀌는 듯하다.

어느 날 들판에 벼가 논 바닥에 덮쳐 는 것을 보았다.

하루가 멀다 하듯 비가 자주 내리고 바람이 세차세 불어와 어난 들을 보며 걱정이 들기도 한다.

피숍에 온 손님 중의 한 사람은 '벼농사가 잘 되어야 할 텐데'라며 한 걱정을 하는 소리를 한다.


며칠 전 지인의 집에 놀러 갔었다.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 도형을 용한 심리 테스트를 해 보았다

삼각형과 정사각형, 원 그리고 알파벳을 이용하여 그려진 그림을 통해 자신의 기질과 성향 및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잠재된 심리 파악하는 테스트였는데 많은 부분에서 나와 유사하게 느껴져 너무 신기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내향적이고 소심하고 예민한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었다.

테스트 용지를 받아 작성해 나가는 중에 지인의 얼굴표정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지인은 내가 작성한 테스트지를 어떻게 해석할까 내심 궁금함이 더욱 커졌다.

지인의 첫마디는 '이렇게 특이한 그림은 처음 보았다'였다.

나의 질이나 성향을 계획형, 주도이라 말하며 현실적인 면이 강하고, 성공에 기반을 성향이며, 술적인 기질은 심부 안에 촛불처럼 감추어져 있다고 말한다.

감성적인 부분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음 깊은 곳에 담겨져 있는 예술적 감성이 밖으로 표출되어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길 조용히 바래본다.

늘 '감성적이고 감정적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나의 생각, 나의 삶이 '현실적이다'라는 것에 조금 놀랐다.

사람들은 흔히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어떤 일을 해야 헐까 ? 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나의 경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셩격이 조금씩 버뀌어 갔다. 커피가 좋아서 시작한 커피숍에서 글을 쓰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극적인 사고 방식과 능동적인 행동이 내안애 자리 잡으면서 예전의 내향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했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 듯 허다.


남들이 좋아라허는 직업을 내던지고 커피가 좋아 무조건 뛰어들었던 16년 전 여름, 그날의 선택이 커피와 커피숍에 관련된 모든 것에 열정을 쏟아 부 지금에 이르는 한 예가 될 것 같다.


정기 휴무일 오후에 로스팅에 관한 배움을 주시는 커피숍의 사장님을 찾아갔다.

커피숍에 들어서자 반가움으로 맞이하는 얼굴의 기색이 역력하다.

여전히 커피와 로스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변함이 없다.

커피를 볶는 이야기로 흥미진진한 남편과 커피숍 사장님의 이야기는 한참이나 계속되고 오후 늦은 시간의 하늘 게 물들여 간다.

남편과 나는 각기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원두로 따뜻한 라떼를 마신다. 과테말라산과 콜롬비아산 원두로 추출된 에스프레소 그리고 에스프레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마시는 따뜻한 라떼의 맛을 더한다.

마치 봄날의 화사한 꽃이 피어나듯 후일라 수푸리모는 그렇게 나에게 다가다.

커피의 향기와 맛을 음미하며 보내는 시간 이렇게 따뜻하고 풍요로운 시간임을 다시금 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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