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도시 공주에 살고 있다.
학창 시절 모든 것이 작게 느껴지는 도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만났던 사람을 몇 번씩 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공주의 모습이 다소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시절 학생이었던 사람들이 이젠 나이가 들어 동창들의 모임으로 공주를 방문하곤 한다.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가지만 공주의 모습은 여전히 포근한 느낌의 정다운 도시로 다가온다.
여행을 온 사람들은 말한다. 제민천 주위를 거닐다 보면 마치 일본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전통과 현대가 적절하게 조화를 갖춘 이 도시가 정감 있게 느껴진다.
일어나 창문을 열면 지저귀는 새소리가 반갑게 아침을 알리는 듯 나를 반긴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 한 아담한 도시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도시 한 구석에 마음이 머문다.
커피숍을 건축할 때에도 전통과 현대를 어울리게 조화를 이루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현대적인 구조의 건축물을 원했지만 여러 번 심의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껏 커피숍을 해 온 것이 꾸준함과 지속력을 바탕을 두고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왔다.
커피숍을 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것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얼마 전 동네 축제처럼 느껴졌던 "하숙동 1번지"에서 소개되었던 옥수수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제과 제빵을 해 오며 요즈음 사람들의 입맛을 생각하여 여러 번의 실험적인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건강을 생각하는 디저트는 커피숍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시대를 초월한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모든 것에 있어서 전통을 고수하진 않지만 사람들에게 잊혀져 간 추억의 맛을 같이 공유하고 느낄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
11월에 접어들어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다. 예전 같으면 눈도 오고 칼바람이 부는 매서운 날씨로 목도리를 두른 사람들의 옷차림부터 달라졌을 텐데 아직은 그렇게 춥지 않게 느껴진다.
수능일 전후로 사람들의 이동이 뜸해졌다.
잠시 고요 속에 잠기어 있는 것도 괜찮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불어서인지 여기저기를 둘러보면 알록달록 단풍이 든 모습이 커피숍이 무르익어 가는 것처럼 같이 물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