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더 추워진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져 오는데 거리엔 예전처럼 화려했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니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메말라 가는 것만 같다.
나는 도심의 중심가에서 그리 크지 않은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같은 얼굴들로 북쩍이진 않는다.
그런데 예외 없이 주말이나 일주일의 중간쯤이면 멀리서 이곳 커피숍을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오늘은 평소에 같이 오시던 멤버가 아닌 부부 한쌍이 늘어 난 듯 보였다.
처음엔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화장실을 간 사이 남편은 조용히 말한다.
예전에 교육부장관을 했고 국무총리를 지냈던 그분 같다고....
나는 그런 분이 어떻게 이 시골커피숍 까지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커피숍에 오려면 왕복 2시간이 훌쩍 넘게 걸린다.
그럼에도 그분들은 지인들과 함께 이곳에 들른다.
그리고 이곳에 오셔서 그동안 써 왔던 나의 브런치스토리의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눌러 주신다.
전에 썼던 글을 언급하며
"커피숍은 전쟁터가 되어야지 놀이터가 되면 안 되는 거 아니냐"라고
농담 섞인 우스갯소리를 하신다.
요즘 들어 이유 없이 의기소침해지고 기운이 빠져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의 글을 기억하고,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꺼내주니 글로 사람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며 흡족한 하루를 맞이하게 된다.
나의 글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니 다시 일어 설 용기가 생긴다.
한 해의 끝자락에 머무르며 지난 1년을 돌아본다.
커피숍 운영하랴, 글 쓰랴, 틈틈이 손주듷 챙기랴.... 참으로 바쁘게 그리고 활기차게 살았다.
곧 새순이 싹트는 봄이 오겠지
그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남아있는 한 해를 차분하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