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놀이터 커피숍

by 이희숙

건을 사러 매장에 갔는 데 직원들 간에 "커피 한잔"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는 정말 친밀하게 느껴지는 이 표현 뭐지 런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시작하며 마시는 커피는 긴장으로 시작되는 일상을 풀어주며, 여유로운 오후의 시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휴식 리고 을 의미하는 쉼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커피는 시간 날씨 감정 등에 따라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커피와 늘 함께 살아 가지만 어디를 가든 커피맛을 느끼고 향유하려 한다.

큰손녀는 우리를 보면 늘 "커피 마시러 카페에 가지 않으실래요"로 우리를 카페로 데리고 다닌다.

정해진 좌석도 스터디 룸 쪽에 항상 똑같은 자리에 앉는다.

그곳에서 큰손녀는 수문제를 풀기도 하고 둘째 손녀와 "까이유"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둘째 손녀는 어린이집에 다닌다.

요즘 부쩍 말이 늘어 쫑알쫑알 말이 많아진 둘째 손녀는 우리가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 나도 말하고 싶어' 하고 어디든 끼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집에서 일상을 묻기라도 하면 늘 언니와 놀았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말한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 이야기만 하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은 신기하다고 말한다.


인생은 잘 놀다 가는 것이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키페는 나에게 삶의 놀이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커피숍의 일상을 잘 놀다 가는 것에 비유해 보니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잘 놀다 가고 나도 커피숍에서 재미있게 놀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산한 기운이 돌며 마치 눈이라도 올 것 같은 금요일 한산한 오후를 맞이한다.

밤은 까맣게 내려앉고 젊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들어선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그들의 만남을 즐거워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눈을 뜬 아침 보이진 않지만 응원하고 격려하는 손길이 있어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기며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거워하고 행복한 놀이터로서의 커피숍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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