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창밖을 바라 보아도 눈이 온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어저껜 오후부터 내린 비가 밤새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웠다. 그렇게 춥지 않은 날씨인지 바닥이 얼어붙지 않는다.
커피숍의 일이 끝난 후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는 이곳의 풍경을 전하자 마자 미국의 메릴랜드에 사는 후배로 부터 문자가 날아온다.
조동진의 노래 '겨울비 내리던 밤'이 생각난다며 동영상을 보내온다. 우린 다른 공간에 살면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음악을 듣는다.
아주 느린 템포로 흘러나오는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가고" 가사가 차가움 짙은 어둠속에 드러워진 겨울비 내리는풍경과 흡사하다.
휴대폰에서 또 다른 문자 메시지가 온다.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으로부터 그의 친구가 내일 아침 수술이 있으니 기도를 부탁한다는 문자였다.
막상 문자를 받았을 땐 어떤 기도를 해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다. 그래서 막연하게 '기도하겠다' 라고 말을 했다. 멀리 이국땅에서 생활하는 두 친구가 서로를 의지하며 힘이 되어 주는 모습에 마음 따뜻한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청소를 하는 중 원어민 친구의 수술이 잘 되어 가는지 걱정이 되었다.
나는 '하나님의 치료의 광선이 너의 친구에게 비추이기를 기도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야생에서 맹수와 처절한 싸움을 한 사자는 피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햇빛이 내려쬐는 가장 높은 곳 커다란 바위에 누워 광대하게 비추이는 햇빛을 쫙 쏘이면서 치유와 회복을 얻는다고 한다.
성경 말씀은 다음과 같이 이른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라기 4장 2절)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새해의 다짐이나 각오를 묻기도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소홀히 했던 것을 살펴보았다.
커피숍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정기구독을 하며 보아 왔던 'Liviing Life'를 최근엔 읽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고 사는 것 같아 먹먹한 생각이 들었다.
이젠 기본에 충실한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
말씀에 귀 기울이고 큐티를 통한 말씀의 묵상이 일상적 루틴이 되는 삶.
바쁨이 영어 공부를 미루는 핑계가 되지 않는 삶
'Liviing Life'를 통하여 말씀과 삶에 적용을 이루어 가며 의미를 깨닫고 발견하는 삶
독서를 통한 지성을 넓히는 삶
아! 책을 읽자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처럼 뛰리라 했던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현실로 기도의 응답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