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날엔 사람들의 이동이 뜸하지만 아량곳 하지 않고 저녁시간 그룹을 지어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예전에는 주말에 공주를 찾아오는 외지 관광객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금요일 이른 아침 시간에 구도심의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내가 태어나서 자라 온 곳이기도 하지만 공주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바뀌어 간다.
오래전부터 진행되던 "호서극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여러 달 동안 작지 않은 소음이 아침잠을 깨우기도 했었는데 이젠 잠잠해졌다. 복원에 가까운 공사였다고 했는데 겉으로 드러 난 외형은 겨울왕국의 "하얀 성"처럼 느껴진다. 내부로 들어갔을 때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예전의 스크린 앞 캄캄한 좌석에 앉아 한 편의 영화를 기다리며 기대했던 그 순간처럼 기대 반 설렘 반이다.
내가 태어난 해에 지어져 흘러간 세월 속에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 가는 한옥, 그리고 그 속에 자리 잡은 카페에서 남편과 휴일의 휴식으로 잠시 머물러 본다.
짧은 휴식 그리고 긴 여운과 마음의 평안이 다가온다.
최근에 신문 기사에 공주는 '머무르고 싶은 도시'로 전국 3위, 충남 1위에 올랐다 한다.
찾는 관광객의 수가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인구 대비 커피숍 수는 제주도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15년 전 구도심에서 커피숍을 시작했을 때 요즘의 커피숍 형태 1호점이었던 같다. 물론 다방이라 불리는 커피숍은 여러 군데 있었다. 이렇게 많은 커피숍이 공주에 생겨난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커피숍에 오는 사람들 중 어릴 적 이 동네에 살았던 기억을 회상하며 커피숍 근처에 무엇 무엇이 있었다며 추억을 그리워한다.
언젠가 먹었던 음료와 빵이 맛이 있어 한참을 걷다 간신히 이곳 커피숍을 찾아왔다는 분들의 미소가 하루의 피로를 씻어 준다.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무언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내어 대화를 이어 가기도 한다. 나이, 학교, 어릴 적 살았던 동네...
그들은 나와 연령대가 비슷한 것 같다며 이 동네에서 어릴 적 살았었다고 말한다.
일상의 여유가 생기지 않을 때엔 짬을 내어 일부러라도 다른 커피숍을 찾아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며 하루 일과를 돌아보고 삶의 우선순위를 살펴본다.
잠깐의 시간일지라도 그것은 나에게 작은 선물인 동시에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보상을 받는 듯한 희열을 느끼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