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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Jan 31. 2023

절전모드

방학이 한 달 지났다.

방학이 한 달 지났다.

방학이 한 달 남았다.

절반은 빨리 가겠지?



방학 시작하자마자 초반에 너무 달렸다.

그 결과 몸살로 일주일을 누워있었다.  

여기저기 를 끼치며 깨달았다.

아.. 방학 때는 내 분수를 알고 살아야겠다.


그 뒤로 나는 몸을 리며 절전모드에 들어갔다.

최소한의 활동과 무리하지 않는 활동 범위.

그렇게 하다 보니, 삶이 좀 심심해졌다.

학기 중에는 하루정도 무리해서 활동하고,

다음날 몸이 안 움직이면, 아이들 하교 전까지 그래도

쉴 수 있었다.

누워 있는 내 몸을 보며 한탄하며 좌절하곤 했다.

하지만 방학은 이마저도 쉬는 것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 어렵다.


큰 아이 방학기간 중에 아파서 누워있어 보니, 옆에서 아들이 자꾸 알짱 거린다.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시작된 절전모드..(딱히 결심한 건 아니었지만)

오전, 아들 EBS수업 틀어주고 누워있기.

오후, 태권도 갔을 때는 소화가 안 돼서 못 누워있지만, 최대한 활동 안 하기.

태권도 갔다 오면 TV 틀어주고 낮잠 자기.

마지막으로 보드게임으로 1시간 정도 아들과 놀아주기.


내 몸이 너무 처지고 다소 아들이 심심해 하지만,

그렇게 해야 오후에 쌍둥이들과 저녁일과를 책임질 수 있었다.

그동안 아내가 주구장창 야근이어서 더 긴장하며 지냈다.





1월이 어느덧 끝났다.  

아내가 2월은 야근을 별로 안 할 것 같다고는 한다.(아닐지도 모른다.)

나의 에너지를 비축해야 함은 변함이 없다.


원래도 활동성이 떨어지는 몸이라, 외부활동이 어려웠었는데,

더 활동이 어려워 지자, 심적으로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활동하고, 쓰러져서 좌절하는 패턴은 아니어도.

뭔가 심심한 느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

내가 아이들에게 심심해할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심심해."

"응, 심심해도 괜찮아."

그렇다. 약간 심심한 느낌의 삶이지만 괜찮다.  

너무 절전모드를 시행하느라 운동도 소홀히 했더니, 다시 어깨에 통증이 왔다.

아.. 운동마저 절전모드 하면 안 되는구나.

2월에는 최대한 열심히 운동하러 나가야겠다.

그러다 또 뻗어 있으면 안 되는데 어렵다.  



아이들은 자극을 원하지만, 그 자극을 들어줄 수 없는 현실이

살짝 미안하기는 하다.

뭐 어쩌겠는가. 원하는 활동에 다 맞춰주면 결과가 예상된다.   

며칠 누워있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겠지.


줄타기 같은 방학.

제발 끝나길 간절히 바라지만..

이런 조용한(결코 조용하지 않지만) 일상을 잘 누려봐야겠다.

이 정신없으면서도 심심한 상황 속에서 나의 마음과 몸을 잘 지켜봐야지.

남은 한 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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