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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Oct 21. 2022

내가 전업주부 할게!

아빠 전업주부가 될 운명

"애들 좀 더 크면 내가 전업주부 하고 자기가 일해~"


라고 아내가 전업주부 하고 있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었다.


말이 씨가 된다고 얼떨결에 진짜 전업주부가 되었다.


공황장애 1년 차

빨리 나아야겠다 생각만 했다.

이 병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정신과, 한의원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봤다.

8년 가까이 일했던 곳에서 받은 퇴직금은

고스란히 치료비로 날렸다.

(아프면서 감사하게도 여러 모양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재도 진행 중.. 죽지 말고 살라고.. 중략)

그리고 살기 위해 무작정 시골로 이사..


공황장애 2년 차

면접, 취업의 합격보다 면접장에 가는 것이 숙제였다.

'면접 가는 것'에 성공하는 날보다 실패하는 날이 많았다.   

특히 일터가 도심에 있는 곳이면 내 몸이 거부한다는 것을..

서서히 체념이 되었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정기적인 일보다는 간헐적인 일을 했다.


시골에서 생계유지를 하기엔

사무직으로만 일해본 나와 아내에게는 어려웠다.


코로나 여파로 첫찌는 1학년을 거의 집에서 보냈다.

둘찌 셋찌도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우리 다섯 식구은 정말 찐한 시간을 보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아이들

정말 돈이 많이 필요한 다섯 식구

빠듯하지만 맞벌이는 포기했다.

우리는 서로 합의했다.

먼저 취업되는 사람이 일하기로 말이다.


결과는 아내가 먼저 취업하였다.      

전업주부 당첨!      


네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내가 없으면 불안한 내가...

내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데, 삼 남매를...

제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초기 아빠표 잔치국수(야채가 가늘지 않은게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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