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치료받으며 초기 약 먹고 자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
더불어 기존의 온몸 여기저기 약했던 부분들이 도드라졌다.
멀쩡한 관절이 없었다.
목(디스크 직전), 오른쪽 어깨, 허리, 무릎 등
다 돌아가면서 아팠다.
면역력 저하로 각종 돌발 응급상황들도 있었다.
응급실을 다녀오거나 아파서 치료받을 때,
다시 누워 지내는 날이 반복됐다.
관절에 좋다는 추나치료도 일정기간 받았다.
본격적으로 전업주부를 시작하니 통증은 다시 심해졌다.
요리는커녕 설거지하기 버거운 날도 있었다.
아이들 하원시간부터 아내가 퇴근 후 집 도착 전까지
그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어려웠다.
체력이 나쁘니 컨디션 안 좋은 때가 많았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아이들에게 분노가 표출되기도 하였다.
이럴 때 나는
아이들 TV를 틀어주고 방에 들어가서 누워있었다.
한 시간 이상 거리의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가까운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도 세 아이 육아로 경단이 되었다가
갑자기 일을 하게 되면서 적응하며 힘들어했기에
전업을 결정한 이상 버텨내 보고 싶었다.
체력을 길러야만 했다.
통증, 공황, 체력증진을 위해
동네에 있는 국선요가를 찾았다.
운동 전 나의 상태
"제일 젊은 사람 몸이 왜 이래요?"
수업 듣는 평균 연령은 50대였다.
내가 제일 젊었지만, 몸은 제일 굳어 있었다.
허리를 굽혀 발을 잡지 못하는 건 기본이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허리가 펴지지 않았다.
팔을 꼬아서 피는 동작도 되지 않았다.
여기는 다리 찢기도 하였다.(90도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모든 동작들이 고행이었다.
툭치면 쓰러질 것 같았다.
운동한 날은 1시간 정도 자야 아이들을 맞이 할 수 있었다.
운동 안 가는 날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야외에서 걸었다.
(공황장애에는 걷는 게 좋단다. 실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3개월 경과
몸의 유연성은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데 통증이 조금 줄었다.
집에 돌아간 날은 여전히 뻗어서 1시간 잤다.
국선도도 시작하였다. 온몸이 비명을 지른다.
6개월 경과
팔을 꼬아서 피는 동작이 가능해졌다.
펴지는 내 팔을 보며 눈이 휘둥글 해졌었다.
이때부터는 어깨 통증은 거의 없었지만,
여전히 여기저기 아프긴 했다.
뻗어져 자는 시간이 30~50분 정도로 줄었다.
9개월 경과
몸이 튼튼해 짐을 느꼈다.
다리를 벌리면 손이 발에 닿는다.
잠도 30분 전후로 자도 괜찮을 때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허리가 펴진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12개월 경과
팔을 뒤로 깍지껴서 안쪽으로 필 수 있게 됐었다.
(보통 팔을 필 때 바깥쪽으로 핀다.)
간헐적인 통증은 있지만 몸에 심각한 통증은 없어졌다.
쌀 20kg를 부담 없이 들 수 있게 되었다.
식구가 많으니 20kg를 사야 했다.
들 때 늘 허리를 긴장하며 조심했어야 했는데
편히 들 수 있는 내가 너무 신기했다.
이때부터 삼 남매와 하원 이후 시간들을
힘들어도 혼자 감당해 낼 수 있게 되었다.
15개월 경과
드디어 허리를 굽혀서 손이 발에 닿는다.
안 닿는 날도 있지만..
툭 치면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18개월 경과
이제 좀 사람 몸뚱이 같다.
아직 갈길이 멀었지만,
운동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내 몸이 나아짐을 느끼기에
살기 위해 포기할 수 없다.
슬기로운 주부생활을 위해서는 체력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