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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Oct 20. 2022

아내의 퇴근을 기다리는 남자

아빠 전업주부 추천서

하루의 일과 중 중요한 순간이다.

아내 퇴근시간 20~40분 전

톡을 보낸다.


언제 퇴근하는지 묻는 건 중요하다.


1. 밥 여부(제일 중요하다)

아이들과 같이 먹을지 따로 먹을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물을 수밖에 없다.


2. 빨리 보고 싶어서

애들을 혼자 보는 것보단 둘이 낫다.


3. 그냥 궁금하다.

궁금하다. 정신없으면 잊을 때도 있지만 궁금하다.



아내의 '칼퇴'의 답장이 오면 기쁘다!


가끔 퇴근시간이 지나서 톡이 온다.

또 뭔 일이 생겨서 퇴근이 늦는구나.  

회사 따위가 그렇지 뭐 생각한다.






내가 일을 하고 아내가 전업주부일 때

아내도 늘 내게 퇴근 시간을 물어보곤 했다.


퇴근 시간 묻는 문자가 오면,

평범한 날 안 바쁜 날은 기쁜 마음으로 답장을 한다.

'칼퇴!'

안 그런 날이 더 많다는 게 문제였지만,

퇴근 여부를 묻는 카톡에는 여러 가지 마음이 든다.

반가움, 때로는 미안함, 귀찮음(미안해 여보), 퇴근시간 임박(희열), 배고픔.


반대 입장이 되니 퇴근 시간을 묻기 전에

한번 망설이게 된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


먼저 톡이 오는 경우도 있다.

'오늘 저녁 메뉴?'

즐겨하는 답이 있다.

'비밀'

장난일 때도 있지만, 결정 못해서 일 때도 있다.

저녁메뉴 결정장애 온 날은 머리가 아프다.


명쾌하게 알려줄때도 있다

난 관대하니깐

   




아내는 워킹맘이 되고, 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전에는 각자의 힘들었던 부분들을 어렴풋이 알았다면,

상황이 바뀌고는 더 상대를 잘 이해해주는 것 같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그래서 당당하게 추천해 본다.

직장 다니는 남자분들 전업주부 도전합시다.



p.s

남자 전업주부는 별로 없어 민망할 때가 많다.

나만 민망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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