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워하며 다른 옷을 골라 온다. 그러다가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다시 가서 새로운 옷을 가져온다.
일단 한 명은 간신히 옷을 입혔다.
하지만 셋찌가 문제다. 옷을 입더니 한마디 한다.
“불편해.”
셋찌는 몸에 닿는 촉감이 제일 민감하다.
날이 따뜻해져서 내복이 아닌 러닝 위에 옷을 입히니 겉옷에 촉감을 불편해한다.
“입다 보면 괜찮아!”
언성이 살짝 올라가며, 설득해 보지만 바로 오는 답변.
“불편해.”
“벗어!”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만다. 지치는 마음과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우기가 어렵다.
애들의 욕구는 단순한데. 그걸 맞춰주는 것은 어렵다.
이쁜 옷을 입어 관심받고 싶은 마음.
몸이 안 불편한 옷을 입어 자유롭게 놀고 싶은 마음.
같은 옷만 여러 벌 사서 돌려 입히고 싶다. 빨리 여름이 와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옷 입히고 싶다.
해결방법은 잘 모르겠다.
-글쓰기 수업에서 2022.04.05
위의 글은 올봄에 쓴 글이다. 여름이어서 당분간 옷 전쟁은 들 했었는데(안 하진 않았다.), 다시 환절기가 돌아왔다. 벌써 살짝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올 가을부터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봄까지는 여기저기서 받거나 산 이쁜 옷들을 입혀 보려 했었다. 하지만 면 아니면 불편해하는 셋찌와 입는 옷들은 정해져 있으니, 몇 벌만 사서 한철 입히고 버리는 전략이다.
시골이라 모래놀이도 많이 하고 자연에서 많이 뛰어논다. 그나마 큰애는 어두운 옷이라도 입었지 얘네들은 밝은 옷만 고집한다. 불행 중 다행인지, 이제 핑크에만 매여 있지는 않다. 여전히 어두운 옷은 안 입는다. 밝은 옷에 모래, 음식물, 구정물을 어디선가 묻혀온다.
'하~'
깊은 한숨이 나오지만 어쩌겠는가. 양말은 진즉에 버린 것도 많다. 시골에 밝은 옷에 드레스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