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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Dec 25. 2022

마스크가 좋아요.

안쓰러운 초등학생

"아빠는 마스크 쓰는 게 좋아 싫어?"

"싫지."

"난 좋아."

"왜."

"나의 얼굴을 다른 사람한테 보이기 싫어, 집에서만 보일 거야."


'중얼중얼'

'속닥속닥'

그 뒤로 아이들이 이야기 마스크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뒤에 이야기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들에 저 한마디에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코로나와 함께 초등 입학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교가 뭔지 모르는 첫찌와 친구들.

코로나 때문에 책상을 띄어 앉고, 투명 막 까지 설치해 짝이 뭔지 모르는 3학년.

마스크 쓰지 않은 학교를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아이들.


어른들도 마스크를 벗어서 상대방에게 맨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어색해졌는데,

이 아이들은 맨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색할까?



얼마 전 영유아 언어발달장애가 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래.. 발달장애가 오지 않는 게 이상하지.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얼굴의 절반만 보고 상대방과 소통해야 하는 상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집에 들어와서도 벗지를 않는다.


"둘찌야 마스크 벗어야지."

"아 맞다. 편해서 깜박했어."

완전히 마스크에 적응해 버린 아이들.



오늘 우리 아이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어른들도 맨얼굴 보여주기 민망하고, 벗은 모습을 볼 때, 누구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언제쯤 벗어날까?


아이들은 적응이 빠르니, 마스크에도 쉽게 적응했다.

마스크를 벗고도 금방 적응하겠지?

그런 날이 오겠지?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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