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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둥 Apr 21. 2022

2022년 너의 봄 나의 봄

by ㅅㅇㅇ (5세, 2022)


2022년 너의 봄 나의 봄

2022년 봄은 너에겐 네 번째 봄이고

나에겐 마흔한 번째 봄이구나

코비드라는 세 글자의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내 안의 그리고 세상 속의 두려움이
너의 인생의 절반의 봄을 빼앗아
가슴 아리던 나날을 뚫고
2022년 봄은 너에게 나에게 살포시 다가온다



너의 봄의 기대는 붉게 이글거리고도 간질거리는 햇살이구나

너의 봄의 기대는 시샘하는 봄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은 잡아놓고 봄의 여러 소리를 들으려 빼꼼히 나온 두 귀 위에 얹힌 마법사 모자이구나

너의 봄의 기대는 온몸을 시원히도 감아도는 파라디 파란 바닷물이요 계곡물이요 폭포물이구나

너의 봄의 기대는 양말도 신발도 훌훌 벗어던진 꼼지락이들의 춤사위구나

너의 봄의 기대는 너의 모든 표정과 표현들을 틀어막았던 입마개로부터의 해방이구나

그래서 마침내 드러난 작고도 통통한 붉은 입술의 앙증맞음이구나

나는 41년 중 고작 2년을 빼앗긴 것뿐이고
내 안과 세상 속에 부풀어 오른 풍선은
아직 바람이 채 빠지지 않았지만
너로 인해 나도 기대해본다

너의 햇살을 한줄기 받고
부스스해진 머리 위로
봄햇살 가릴 새하얀 모자를 얹고
너의 물에 내 두발을 담가 발장구로 같이 춤추며

너의 입술에 나도 화답한다

그렇게 너의 봄의 기대와 나의 봄의 기대가
마저 남은 내 안과 세상 속의 풍선을 펑 터트리고
이제는 찬란하고 또 찬란하길 기도한다


by ㅇㄷㅎ (41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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