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어떻게 잘 읽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해서 관련 서적을 징검다리 건너 듯 한 발 한 발 딛다보니 이 책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건너던 징검다리가 어느덧 비포장 도로쯤으로 변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책읽기가 좋고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주제의 책은 너무나 많다. 그 수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독서의 기쁨을 어떻게 누릴지에 대해서 충실하게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감정적 충족의 독서를 시작으로 지적인 독서에 이르게 되는 길을 보여주고 나아가서 삶을 변화 시키는 독서의 힘까지 엿볼 수 있게 쓰여졌다. 독서 가이드를 해주는 대부분의 책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은 크게 두 종류인 것 같다. 첫 번째는 자신의 방법이 좋으니 따라 해라.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정리를 하라. 이것이 쌓이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우선 좋아하는 책부터 읽으면서 책하고 가까워져라. 그러다 보면 다른 책들도 읽게 될것이다. 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크게는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독서가 얼마나 즐거운지 그 기쁜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공유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삶의 통찰을 주는 시와 소설의 구절들을 적절하게 인용한다.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서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는 미안하다
- 이쁘기만 한데... 전문
그래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기쁘고, 슬프다. 감정적 충족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줄을 긋게 되고, 메모하게 되고, 정리하게 된다.
이 감정의 핵심을 저자는 울림이라고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뎌지고 얼어버린 감정의 바다를 어떻게 책이라는 도끼로 깨뜨려 다시 파도치게 만들 것인가? 울림있는 독서를 위한 관점을 독자로 하여금 몰입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잘 제시하고 있다. 어찌나 눈을 못 떼고 읽었는지 책이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 진 것처럼 나도 저자의 강의를 같은 시간에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