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 몸과 마음을 돌보며 배우는 나의 일

아픈 사회복지사의 마음 공부

by 가람

CRPS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오래도록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반복했다.
통증은 몸을 넘어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고,
그 무게를 버티는 일이 하루하루 버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몸이 멈춘 그 자리에서,
마음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다는 걸.


나는 여전히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맞이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그분들의 작은 웃음에 하루의 의미를 느낀다.

KakaoTalk_20251008_141743297_02.jpg 오늘도 손끝으로 나의 하루를 이어간다.

그런데 일터에서도 느꼈다.
타인을 돌보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을 돌보는 일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내가 지치면 진심이 닿지 않고,
내가 흔들리면 공감도 무너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심리상담 공부’였다.
처음엔 단순히 업무에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배울수록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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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속 교수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았다.

“상담은 타인을 돕는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한 만큼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오래전의 나를 떠올렸다.

CRPS로 고통에 묶여 있던 시절,

나는 ‘왜 나만 아플까’라는 질문 속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묻는다.

‘이 아픔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고 있는가.’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통증이 내게 남긴 건 상처뿐 아니라,

공감의 깊이였다.

이해받지 못한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누군가의 절망 앞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걸.


CRPS는 여전히 내 일상에 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고, 통증을 관리하는 하루가 반복된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삶의 균형을 배워가고 있다.

일을 하며 사회복지사로 살고,
공부를 하며 심리상담을 배우고,
그 둘 사이에서
조금은 단단해진 나를 발견한다.


처음 글을 썼던 그날을 기억한다.

그땐 그저 “살고 싶었다.”

그 말이 지금은

“살아갈 수 있다.”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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