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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와 말

by 피닉스

우리는 인간관계를 떠나서는 삶을 영위하거나 논의할 수 없다. 이 인간관계라는 게 묘해서 첫 만남에도 오래도록 만난 사이처럼 친밀감이 깊어지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만나는 사이면서도 일정한 거리감으로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어려운 사이도 있다. 이렇듯 인간관계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타인보다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을 함부로 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쉽게 상처를 주고받고 작은 오해와 불신이 쌓여 결국에는 이혼이나 의절까지도 하게 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기대심리가 크니까 당연히 실망감이나 배신감도 크게 작용한다. 대화 시 상대의 행동이나 긍적인 면에 대해서 공감이나 평가가 95%라도 그것에 대해 당연시하다가도 부정적인 평가에는 단 5%라도 발칵하며 비난하고 공격하는 태도로 돌변하는 것도 인간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는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을 때,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그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고, 기분이 좋아짐을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상대 또한 그런 말을 듣기를 원한다. 내 쪽에서 좋은 말이 나가면 결국은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건 당연한 이치다.


" 네가 있어 너무 좋아."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야."라는 말은 상대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고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 말을 들은 상대는 "아, 나를 이렇게 좋게 봐주는데 그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면모를 보이도록 노력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것이고 결국은 본인에게 두 배의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다.

평소에 사소한 것에도 좀 더 강한 리엑션을 넣어 고마움을 표현하면 좋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회사에서 상사 입장이라면 미팅시간에 부하 직원이 낸 아이디어에 " 나보다 자네가 더 지혜롭네. 덕분에 내게 도움이 많이 되었네."라고 하면 아마 그 직원은 상사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존감을 세워준 것에 감사해서 회사를 위해 끊임없이 좋은 아이디어를 고심할 것이고 퇴근 후에도 "과장님 생각해 보니 이게 더 나은 것 같으니 한번 더 검토해 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내올 수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결국은 그 이득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또 연인이나 친구, 지인 등 그 누구든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헤어질 때 "너와 함께 할 때면 항상 힘이 나고 마음이 편해."라는 멘트는 상대에게 엔도르핀을 돌게 하고 부족한 나한테 그렇게 말해 주는 상대가 고마워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부부지간에도 예외는 없다. 피곤에 젖은 얼굴로 퇴근하는 남편한테 아내가 먼저 "당신 덕분에 우리 가족이 부족한 것 없이 편하게 잘 살고 있어요. 고마워요." 하면 바로 이런 답변이 돌아오지 않을까?

" 당신이 살림을 알뜰히 해주고 아이들을 잘 키워준 덕분에 내가 맘 편히 일에 전념할 수 있으니 나야말로 당신한테 고맙게 생각해요."


만약 맞벌이 부부라면 "당신이야말로 집안일에 육아에 거기다 회사일까지 하느라 고생이 많아요. 당신 없이는 행복한 우리 가정을 유지하기 힘들어요. 내가 두고두고 갚으면서 살게요."라고 즉시 화답할 것이다.


이렇듯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먼저 해 주면 어렵고 복잡한 인간관계가 훈훈하고 끈끈한 인연으로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늘 관계가 좋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먼저 상대에게 진심을 담아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면 적어도 사소한 오해와 언쟁으로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줄어들고 상대 또한 말을 뱉기 전 한 번 더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므로 좀 더 밝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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