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by 철인

<소쩍새>


밥 굶고 배 곯은 영혼

붉은 갈색 깃털 꼽고

덧없이 날아간다


이산 저산 돌아보니

등에 쩍쩍 달라붙은 뱃가죽

살려달라는 곡소리

지천에 널렸건만


아니 이게 웬일이래

거리로 마을로 날아가니

집집마다 곡식이 썩어난다

배에 기름 두른 인간들 널리고 널렸다


이산저산 배 곯은 아이들

솟쩍 솟쩍

금 간 밥그릇 안고 우는데


이집 저집 배불뚝이 욕심쟁이들

솟적 솟적

솥이 작아서 더 쓸어담지 못해 불만이다


한쪽은 없어서 솥을 못쓰고

다른 쪽은 작아서 솥을 못쓰고

이쪽저쪽 제각기 달리 우느라

소쩍새 날아다니기 바쁘다


언제쯤 네 울음이 멎을까

언제쯤 배부른 소리로만

솟적 솟적 울 수 있을까


밥 굶고 배 곯은 영혼

등에 한아름 짊어지고

무겁게 날아오른다


덧없는 소망 우짖으며

피눈물로 적신 깃털 휘날리며

힘없이 날아간다


소쩍소쩍

설운 울음 흩뿌리는

저 소쩍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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