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리>
하늘에서 포슬포슬
깃털이 떨어진다
하이얀 솜털 깃털
꾸욱 꾹 뭉치고
요리조리 굴리면
꽥꽥-
차가운 눈더미 속에서
따뜻한 생명이 태어난다
손바닥 한 줌만큼의 온기를 묻힌 생명,
눈오리.
길거리에서 우릴 본다면
우릴 빚어내느라 꽝꽝 얼어버린 열 손가락,
차가와진 두 손바닥
그 한기를 기억해 주세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차가운 빛을 뭉쳐
세상을 비추고자 한 그들을,
자작자작 무거운 발길을 향해
꽥꽥-
천연덕스러운 위로의 말 한 마디
얹어주려 한 그들을,
그 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