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었기에>
나를 들여다 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그곳
군데군데 텅 빈 공터.
2프로 부족하건만
내 힘으로는 채워지질 않으니
눈에 거슬린다
나무도 심고 건물도 지어보고
마음도 담아보지만
금새 불모지로 변하는 그곳.
쓸모없는 공터를 어쩌면 좋을까
부끄러워 감추고픈,
부족하기만 한 저곳을.
잠깐 곰곰이 생각하다
공터 한복판에서 우뚝 선다
하늘을 향해 양팔을 벌린다
그리고
목이 찢어져라 외친다
S.O.S 나 좀 도와주세요
순간 공터 위로 돌풍이 불고
헬리콥터가 부웅 내려온다
원군이구나, 내 결점을 메우러 파병나왔구나
그제야 깨닫는다
비어있기에 누군가가 들어올 수 있었다고,
빈 곳이 있기에 누군가가 대신 채워줬다고.
그러니 오늘도 비운다.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 위에서
당당하게, 목청껏 외친다.
내가 채울 수 없는 곳을
채워달라고
원군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