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앞문

봄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한창때보다 환절기의 설렘을 좋아한다. 

겨울이 봄으로 변하는 사이, 

맵던 코끝이 풀리며 소릇이 전해지는 풋풋한 기운은 아주 상쾌하다. 

여름이 새초롬한 봄을 보내면서 퍼뜨리는 초록 내음은 또 어떤가. 

무더위가 아침저녁으로 누그러드는 초가을은 맑은 잔향이 곳곳에 묻어난다. 

겨울의 문턱은 낙엽이 쌓인 자리를 

어지럽히는 서느런 바람이 있어야 맛이고 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