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는 이렇다.
아무 때나 털썩 앉을 수 있고,
등받이에 기대면 안온한 휴식을 지그시 건넨다.
팔걸이는 식탁이 돼
꽤 그럴듯한 식사를 마련하고,
모로 누워 영화를 함께 보거나
나란히 엎드려 책을 같이 읽는다.
침대까지 가기 귀찮은 내 몸을 돌려
와락 껴안아 잠을 재워주기도 한다.
깨끗한 상태로만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침대,
제대로 한 상 차려야 할 것 같은 식탁,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한 의자,
다른 세간살이에는 제약이 있지만
소파는 어떤 모습으로 가도 하여간 나를 보듬는다.
당신은 이 소파와 닮았다.
온전히 머물 수 있는 안식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