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절실히 겪은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간병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절실히 겪은 일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정리하는 과정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저의 어머니만 안타깝게 불운이 찾아와 병에 걸린 것만 같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시고 제가 담낭제거 수술을 받기도 하면서 '누구만의 불운이 아닌 모두가 겪는 삶의 자연스러운 일인 거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입원하고 몇 달 움직이기 불편할 때 너무 답답하고 아프고 괴로웠었는데 어머니께서는 10년 넘는 오랜 시간.. 어떻게.. 저는 아마 어머니처럼 강인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저는 무력감과 죄책감을 느끼며 간병하다 보니 부정적인 사람이 되어버려 어머니에 대해 깊이 생각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 든 이제야 어머니의 강인함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어머니를 생각하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부정적인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감을 심어주신 것이 담임 선생님이 셨습니다. 도움받은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요양원에 모시지 못했다면 저와 가족 모두 간병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픈 당사자가 가장 힘이 들지만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병하시는 분도 같이 힘이 듭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악화되기 쉽습니다. 간병이 필요할 때 제도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주변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만의 불운이 아닌 모두가 겪는 삶의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영케어러 분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찾으려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긴 시간 간병을 한다는 것은 힘이 들지만 그래도 기술발전이 되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삶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과거의 저에게, 지금의 영케어러 분들께 "지금까지 너무 잘 해냈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라고 전하고 싶습니다.